볼보, 닛산 디젤車 부문 인수 … 11억弗에
유럽 2위 트럭 제조업체인 볼보가 닛산의 디젤 자동차 부문을 11억달러에 인수하면서 세계 트럭 시장 1위인 벤츠와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0일 "볼보가 닛산 디젤 부문 인수를 위해 주당 540엔을 제시했다"며 "이는 전날 닛산 주식의 종가보다 22% 높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닛산은 볼보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였다.

볼보는 이미 닛산 디젤 부문 지분을 19% 보유하고 있다.

볼보는 2005년 기준으로 전 세계 트럭 시장의 14%를 차지,벤츠(17%)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닛산 디젤이 1.5%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볼보는 이번 인수로 벤츠에 바짝 다가서게 됐다.

볼보의 이번 닛산 디젤 부문 인수는 또 아시아 지역에서 트럭 판매를 늘리기 위한 전략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볼보는 지난해 아시아 시장에서 자사가 생산하는 트럭의 7%를 판매했다.

헤지펀드인 알펙스인베스트먼트의 다카마쓰 이치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볼보는 그동안 아시아 지역에서 상당히 취약했다"며 "하지만 이번 인수로 아시아 지역 판권을 넓히기 위한 주요 채널을 얻게 됐다"고 평가했다.

볼보는 이번 인수와 함께 닛산으로부터 하이브리드(휘발유와 전기를 동시에 연료로 이용하는 것) 기술도 이전받기로 했다.

두 회사는 또 부품 등을 공동 구매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줄여 나가기로 합의했다.

닛산은 볼보와 공동 구매를 통해 매년 20% 정도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 회사는 대형 트럭의 생산 라인을 공유하고 중형 트럭도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이 밖에 볼보와 닛산은 에탄올을 포함한 대체 에너지 연구도 함께 펼쳐 나가기로 합의했다.

닛산 디젤은 북미 등지에서 볼보의 파이낸싱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볼보 측은 "닛산은 일본 및 아시아 시장에서의 입지가 확고하다"며 "닛산의 디젤 자동차 부문이 갖고 있는 노하우가 볼보의 트럭 사업 부문을 보완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레이프 요한슨 볼보그룹 회장도 "볼보는 닛산 디젤 부문 인수로 향후 재무적 안정성이 높아지고 양사의 협력 관계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카무라 이와오 닛산 디젤 사장은 "이번 협상은 두 회사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미래를 위한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보는 지난해 3월 닛산 디젤 부문의 지분 13%를 1억9500만달러에 인수하면서 일본 트럭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한 이후 지난해 9월에는 지분을 19%까지 늘렸었다.

다이와SB인베스트먼트의 오가와 고이치는 "이번 합의로 볼보는 닛산의 기술을 더욱 빨리 받아들이게 됐다"고 분석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