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BizⓝCEO 기획특별판 입니다 >

기업은 문명의 발달과 함께 출현한 여러 제도ㆍ기관 가운데 막내둥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보다 산업화가 빨랐던 서양에서도 기업의 역사는 500년이 넘지 않는다.

이는 인간문명의 거대한 시간표에 비춰보면 미소한 단편에 불과하다.

하지만 기업의 역사보다 더 짧은 것이 기업의 수명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업의 수명은 더 단축되고 있다.

포춘 선정 500대 기업이나 유수한 다국적기업의 평균수명은 40년 내지 50년에 지나지 않는다.

1957년 포춘지가 선정한'세계 500대 기업'가운데 현존하는 기업수가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이 이를 말해준다.

한국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대부분의 우리 기업들은 60년대 황무지에서 출발, 초고속으로 성장 가도를 달려왔다.

그러나 그 격변의 현장에서 숨 가쁘게 달려온 기업들의 흥망성쇠 과정을 살펴보면'기업무상'이란 생각도 든다.

기업 변천사를 살펴보면 수많은 기업들의 명멸을 발견 할수 있기 때문이다.

맨손으로 시작해 10년 안에 국내 굴지의 그룹이 된 기업이 있는가 하면 상당수는 하루아침에 사라지기도 했다.

영원히 빛날 것만 같던 재계의 큰 별들이 어느 날 사라지고 그 자리엔 새로운 기업들이 자리매김했다.

창업보다는 수성이 어렵다는 말을 실감케 한다.

환경 변화 보다 앞서 변화를 준비하는 기업은 생존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몰락의 길을 걷게 되는 게 기업세계의 비정한 생리다.

뼈를 깎는 변신과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이 지난 반세기 기업사의 교훈이다.

성장가도를 달리던 기업들이 위기를 겪게 되는 시기는 설립 후 20~30년이 지나면서 부터다.

이때쯤이면 비효율적인 조직관리와 브랜드 인지도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경영성과가 악화되는 이른바 '성장통'을 앓는다.

이를 극복하고 새로운 발전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는'변화와 혁신'이란 성장 에너지를 재충전해야 한다.

삼성의 전신인 제일제당과 쌍용의 모체 금성방직,LG의 토대가 되는 낙희화학도 초기엔 작은 기업이었지만 끊임없는 혁신과 사업 다각화를 거듭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성공한 기업의 공통분모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경제성과 사회적 책임, 환경의 건전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등 이른바'비전'을 알리려고 부단히 노력했다는 점이다.

이들 기업에게는 재무적 성과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기업의 '평판'을 좋게 알리려 했던 노력이 '지속성장'을 가능케 했다.

이제는 공룡기업보다는 중소기업 중심의 경영 패러다임이 형성되고 있다.

작아야 시장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고,수요자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 할 수 있다.

기업에 대한 시장과 사회적 요구도 다양해지고 있다.

중소기업에게는 또 다른 기회인 셈이다.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사회ㆍ환경 분야도 간과 할 수 없는 관심분야로 떠올랐다.

이러한 것들은 기업환경과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절대가치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중소기업도 장수를 꿈꾸는'강소기업'이 되고 싶다면 기술력 못지않게 소비자들에게 기업의 비전을 알리고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스스로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있는지부터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