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안시장 이대론 안된다"…외국계 보안업체 CEO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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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2위 정보보안 업체인 미국 시만텍과 맥아피의 한국법인 대표들이 한국 정보보안 시장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손형만 맥아피코리아 사장은 "정보보안 시장은 무질서,혼돈 그 자체"라고 꼬집었고,윤문석 시만텍코리아 사장은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56세 동갑내기인 윤 사장과 손 사장은 오라클코리아 애플코리아 등 글로벌 기업 한국법인에서 대표이사까지 지낸 정보기술(IT) 전문가로 윤 사장은 재작년 7월,손 사장은 지난해 9월 취임했다.
시만텍코리아와 맥아피코리아가 입주한 서울 스타타워에서 두 최고경영자(CEO)를 차례로 만나 얘기를 들었다.
한국오라클에서 10년 이상 근무하며 대표까지 오른 윤 사장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정보보안 업계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지적대로 정보보안 업계를 보면 영락없는 '도토리 키재기'다.
안철수연구소 윈스테크넷 등 일부를 제외하곤 매출이 수억원 내지 수십억원에 불과하다.
이런 업체가 200개가 넘는다.
"중복 투자가 너무 심해요.
웹방화벽이니 침입방지시스템이니 뭐가 뜬다 하면 우르르 몰려드니 쓸 수 있는 방법은 가격 후려치기(덤핑)밖에 없지요.
당연히 수익성이 악화되고 인력이나 기술에 투자할 여력이 사라지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결국 도산 절차를 밟거나 횡령,분식회계 등 무리한 방법을 쓰게 되지요.
경영수완이 부족한 엔지니어 출신 CEO의 한계라고 볼 수도 있고….순식간에 떠올랐던 보안 관련 벤처기업들이 소리없이 사라져가는 것도 이 때문 아닐까요."
실제로 많은 정보보안 업체가 코스닥에서 퇴출 위기에 몰려 있다.
1세대 보안기업인 시큐어소프트는 대표이사의 공금 횡령으로 상장폐지돼 주식 정리매매 절차에 들어갔다.
한때 안철수연구소에 이어 정보보안 2위 기업으로 꼽혔던 하우리도 대표이사의 공금 횡령 등으로 상장폐지된 이래 재기하지 못하고 있다.
어울림정보기술의 경우 시세조종 및 허위 재무제표 작성 등의 혐의로 대표가 조사를 받기도 했다.
손 사장도 한국 정보보안 시장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윤 사장에 뒤지지 않았다.
그는 "취임하고 두 달쯤 지나니까 우리나라 정보보안 시장이 정말 난장판이란 게 훤히 보이더라"고 말했다.
손 사장은 미국 IBM사의 한국 및 일본 법인에서 22년간 근무했고 애플코리아 사장을 지낸 바 있다.
"보안 전문가는 아니지만 20년 이상 IT분야에서 일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정확하게 볼 수 있죠.한국 정보보안 시장은 너무 작아요.
IDC나 가트너는 앞으로 5년 동안 정보보안 시장이 연평균 20% 안팎의 고성장을 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성장 가능성만 놓고 보면 꽤 비전이 있는 분야죠.하지만 정보보안 업체들은 안철수연구소 빼고는 다 망하거나 같은 분야에서 치고받으며 허송세월하고 있어요."
손 사장은 "아직 안철수연구소가 버티고 있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안철수 의장(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이 V3(안티바이러스 제품)를 공짜로 뿌리던 시절 전 한국IBM에서 PC사업본부장을 하고 있었지요.
여러 차례 만났는데 사업가라기보다는 훌륭한 학자에 가까운 분이더군요.
그런 점이 안연구소의 태생적 한계인지도 모르죠.V3 의존도가 너무 높고,성장동력이 확실치 않아요.
왜 주가가 반토막 나고 성장이 부진하겠습니까.
물론 앞으로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손형만 맥아피코리아 사장은 "정보보안 시장은 무질서,혼돈 그 자체"라고 꼬집었고,윤문석 시만텍코리아 사장은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56세 동갑내기인 윤 사장과 손 사장은 오라클코리아 애플코리아 등 글로벌 기업 한국법인에서 대표이사까지 지낸 정보기술(IT) 전문가로 윤 사장은 재작년 7월,손 사장은 지난해 9월 취임했다.
시만텍코리아와 맥아피코리아가 입주한 서울 스타타워에서 두 최고경영자(CEO)를 차례로 만나 얘기를 들었다.
한국오라클에서 10년 이상 근무하며 대표까지 오른 윤 사장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정보보안 업계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지적대로 정보보안 업계를 보면 영락없는 '도토리 키재기'다.
안철수연구소 윈스테크넷 등 일부를 제외하곤 매출이 수억원 내지 수십억원에 불과하다.
이런 업체가 200개가 넘는다.
"중복 투자가 너무 심해요.
웹방화벽이니 침입방지시스템이니 뭐가 뜬다 하면 우르르 몰려드니 쓸 수 있는 방법은 가격 후려치기(덤핑)밖에 없지요.
당연히 수익성이 악화되고 인력이나 기술에 투자할 여력이 사라지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결국 도산 절차를 밟거나 횡령,분식회계 등 무리한 방법을 쓰게 되지요.
경영수완이 부족한 엔지니어 출신 CEO의 한계라고 볼 수도 있고….순식간에 떠올랐던 보안 관련 벤처기업들이 소리없이 사라져가는 것도 이 때문 아닐까요."
실제로 많은 정보보안 업체가 코스닥에서 퇴출 위기에 몰려 있다.
1세대 보안기업인 시큐어소프트는 대표이사의 공금 횡령으로 상장폐지돼 주식 정리매매 절차에 들어갔다.
한때 안철수연구소에 이어 정보보안 2위 기업으로 꼽혔던 하우리도 대표이사의 공금 횡령 등으로 상장폐지된 이래 재기하지 못하고 있다.
어울림정보기술의 경우 시세조종 및 허위 재무제표 작성 등의 혐의로 대표가 조사를 받기도 했다.
손 사장도 한국 정보보안 시장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윤 사장에 뒤지지 않았다.
그는 "취임하고 두 달쯤 지나니까 우리나라 정보보안 시장이 정말 난장판이란 게 훤히 보이더라"고 말했다.
손 사장은 미국 IBM사의 한국 및 일본 법인에서 22년간 근무했고 애플코리아 사장을 지낸 바 있다.
"보안 전문가는 아니지만 20년 이상 IT분야에서 일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정확하게 볼 수 있죠.한국 정보보안 시장은 너무 작아요.
IDC나 가트너는 앞으로 5년 동안 정보보안 시장이 연평균 20% 안팎의 고성장을 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성장 가능성만 놓고 보면 꽤 비전이 있는 분야죠.하지만 정보보안 업체들은 안철수연구소 빼고는 다 망하거나 같은 분야에서 치고받으며 허송세월하고 있어요."
손 사장은 "아직 안철수연구소가 버티고 있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안철수 의장(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이 V3(안티바이러스 제품)를 공짜로 뿌리던 시절 전 한국IBM에서 PC사업본부장을 하고 있었지요.
여러 차례 만났는데 사업가라기보다는 훌륭한 학자에 가까운 분이더군요.
그런 점이 안연구소의 태생적 한계인지도 모르죠.V3 의존도가 너무 높고,성장동력이 확실치 않아요.
왜 주가가 반토막 나고 성장이 부진하겠습니까.
물론 앞으로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