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들이 정기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1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20일 현재 393건에 이른 기관의 의결권 행사 공시 가운데 주총 안건에 반대를 표시한 공시 건수는 8건으로 집계됐다.

신영투신운용을 비롯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세이에셋코리아자산운용 한국투신운용 슈로더투신운용 등이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신영투신은 23일 예정된 일신방직 주총에서 이사 선임안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할 예정이다.

신영투신은 일신방직 4.49%(10만7968주)를 보유한 큰손이다.

일신방직은 이번 주총에서 김영호 일신방직 회장을 비롯한 3명을 사내이사 후보로 올려놨으며,송자 대교 회장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허남권 신영투신 이사는 "사외이사인 송 회장은 지난해 이사회 출석률이 50%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저조했다"며 "부결 여부에 관계없이 반대 표를 던지기로 했다"고 말했다.

CJ 지분 0.345%를 가진 마이다스에셋도 이재현 회장을 비롯한 이사 재선임과 이사 보수한도 승인안에 대해 반대할 예정이다.

이번 반대 의사표시는 지난해 CJ의 실적 부진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을 묻겠다는 의도다.

세이에셋코리아는 KCC 이사선임 안건 중 사외이사 후보에 오른 정종순 전 금강고려화학 부회장의 선임을 반대할 계획이다.

KCC 지분 1.01%를 갖고 있는 한국투신도 정 전 부회장의 선임에 반대하며 세이에셋코리아를 거들고 나섰다.

슈로더투신은 포스코의 신주인수권 및 전환사채와 관련된 정관 개정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삼성전자 포스코 SBS 등 6개사 주총 안건에 대해 모두 '찬성'을 밝혔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는 "시장 감시자인 기관투자가들이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적지 않은 기관들의 경우 여전히 의결권 행사엔 소극적이다.

메트라이프생명을 비롯 하나생명 외환은행 등은 지분율이 낮아 펀드에 미치는 영향력이 미미하다며 의결권 '불행사' 방침을 천명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