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한 검증공방이 진실게임으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이 전 시장에 대한 공격을 주도하고 있는 김유찬씨(1996년 15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이 전 시장의 비서)가 21일 몇 가지 '증거자료'와 함께 이 전 시장의 위증교사 혐의를 재차 주장하자, 이 전 시장 측은 그동안의 무대응 전략에서 벗어나 김씨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김씨는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96년 11월 서울 양재동 환승주차장에서 이광철 전 비서관으로부터 5500만원을 받는 등 20차례에 걸쳐 1억2050만원을 받았다"면서 "이는 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위증을 해주는 것에 대한 대가였다"고 밝혔다.

그는 위증을 강요받은 증거라면서 당시 이 전 시장 측이 재판을 앞두고 전달해온 '법정예상 질문지'와 자신이 최근 기록한 '금품수수내역서'를 공개했다.

또 돈을 직접 전달했다는 J모,K모씨와의 지난 20일 전화통화 녹음테이프를 보여주면서 이를 당 후보검증위원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테이프 내용에 대해 "이 시장이 상당히 집요할 정도로 두 분에게 '협조하지 말 것'을 강력히 종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또 96년 9월 선거법 위반 사실을 폭로할 당시 국민회의 이종찬 전 부총재 측에 3억원을 요구했었다는 자신의 과거 검찰진술에 대해서는 "이 시장 측 인사들이 내게 허위증언을 해달라고 요청해 그렇게 한 것"이라며 "3억원 거래설과 김대중 당시 국민회의 총재의 추인설은 조작된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자신이 추진해온 상암동 DMC단지 내 랜드마크빌딩 건립사업도 서울시가 부지입찰 방식을 갑자기 변경하면서 성사되지 못했다고 소개하면서 "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사업추진 일정을 질질 끄는 등 납득할 수 없는 행보를 해온 이 전 시장 측은 공인으로서의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주호영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씨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위증교사 및 금품제공 주장과 관련,"김씨는 96년 11월과 97년 1월 이광철 전 비서관으로부터 각각 5500만원과 1000만원을 받았다고 했는데 이광철씨는 96년 9월 구속돼 97년 3월14일 보석으로 석방됐다"며 "김씨가 돈을 받았다고 하는 시점에 이광철씨는 교도소에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혀 믿을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3억원 수수설과 관련해서는 "검찰에서의 진술과 법원 판결에서 명백히 확인된 사실"이라며 "특히 김씨는 귀국 즉시 공항에서 체포돼 검찰로 연행됐는데 이명박 전 시장 측이 그런 진술을 언제,어디서 강요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