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출장 12회(23개국 82일),지방출장 12회,강연 42회,각종 행사 참석 90여회,대정부 건의 58차례….'

지난 1년간 이희범 한국무역협회 회장(59)을 주변에서 지켜본 이들은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타고난 건강체'란 소문은 들었지만,'육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이처럼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다 탈이나 나지 않을까' 염려됐기 때문이다.

실제 이 회장은 일주일에 2~3번은 조찬 모임 때문에 새벽 6시 이전에 일어나야 했고,빡빡한 일정 탓에 수시로 하루에 두 차례씩 저녁식사를 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무역협회 회장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둔 21일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도 "장관 시절 못지않게 바쁜 1년을 보냈다.

열심히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젊은 장정도 소화하기 힘든 일정을 빠짐없이 수행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선 "힘이 들 때마다 '몸이 괴로울 것이냐,마음이 괴로울 것이냐'를 스스로에게 되물으면 답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건강비결을 굳이 꼽자면 '잘 먹고 잘 자는 것'이라고 했다.

평소 별다른 운동은 안하며,모자란 잠은 차에서 해결한다고 설명했다.

"몸 편하자고 맡은 일을 소홀히 하면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반대로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하고 나면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편안해지죠.저는 항상 마음이 편해지는 쪽을 골랐던 것 같습니다."

이 회장은 '몸을 피곤하게'하면 협상을 하거나 협조를 구해야 할 때 상대방의 마음을 얻기가 한결 쉬워진다고 했다.

예컨대 무협 회장의 격에 맞지 않는 자그마한 행사에 참석할 경우 당사자들은 '이 사람이 정말 나를 특별하게 생각하는구나'라며 감동한다는 것.

이 회장은 "올해도 원화 강세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수많은 악재 때문에 우리 수출기업들에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수출기업들이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대해선 "머지않은 시기에 한·EU FTA까지 체결되면 우리 수출기업들의 앞마당이 훨씬 넓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