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마침내 사상최고치를 돌파했다. 지난해 5월 11일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북핵 6자회담 타결 이후 상승세를 이어온 주가는 일본 금리 이벤트를 비교적 순조롭게 통과한 후 단숨에 전고점을 넘어버렸다.

22일 코스피 지수는 전고점인 1464.70을 뚫고 올라간 후 1470선도 넘보는 모습이다.

전일 일본 금리 인상으로 불확실성이 걷힌 것이 증시에 불씨를 댕겼다. 크게 봤을 때는 글로벌 경제의 호조와 선진 증시의 순항 등이 주가를 이끈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또 지난 1월 주가가 1350선까지 내려가면서 대부분의 악재도 이미 반영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 같은 증시 초강세로 개별 종목의 기록 경신도 이어지고 있다.

POSCO가 한때 38만원을 넘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다지고 있다. STX와 STX조선과 STX엔진도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세아시멘트도 4만385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세웠다.

일본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 증시도 모두 초강세를 보이며 잔치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이날 일본 닛케이 지수는 약 6년 9개월만에 1만8000대를 회복했다. 싱가포르 STI 지수도 주요 기업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역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 증시 1500까지 갈까?

전문가들은 대체로 증시 안팎의 분위기가 양호해 주가가 1500까지도 갈 수 있다는 낙관론을 꺼내놓고 있다.

삼성증권 오현석 팀장은 “증시의 흐름이 좋아 1분기 내 1500까지 갈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IT와 자동차의 실적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지만 증시를 둘러싼 악재보다 호재가 더 많다는 분석이다.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실적과 경기, 긴축에 대한 우려 등 증시를 압박했던 요인들이 차츰 해소되고 있다”며 “주가가 1500선까지 안도 랠리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500선 이후에도 신흥 증시와의 밸류에이션 갭 축소가 이어지며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목표치로 1670포인트를 유지했다.

◎ 향후 체크해야 할 변수는?

이 같은 주가 상승세의 리스크 요인으로는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긴축 가능성, 내부적으로는 국내 자금 이탈 지속 가능성 등이 있다.

전일 미국 증시는 예상보다 높은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세로 인플레 우려가 퍼지며 혼조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은 글로벌 긴축 우려가 증시 잠재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은 또 “해외 펀드로 빠져나가는 국내 증시 자금이 코스피 전고점 돌파 이후에도 계속 빠져 나갈 것인지 여부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증권은 “주가가 1500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나 추가 상승에는 좀 더 확인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증시 상승이 내부 동력이 아닌 외부 환경에 의한 측면이 강해 향후 외부 변화에 휘둘릴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 성진경 연구원은 "3월 말 FOMC 회의와 4월 실적 시즌이 추가 상승 여부를 가늠할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