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벤처기업인의 재기를 돕기 위한 '벤처패자 부활제'의 첫 수혜자가 이르면 4월 중 나올 전망이다.2005년 6월 처음 도입됐으나 '신용불량 해소' 등 까다로운 전제조건 때문에 단 한 명의 수혜자도 배출하지 못하다가 지원 방식을 지난해 말 전면적으로 바꾼 뒤 적격 대상자가 나올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벤처기업협회는 22일 새 벤처기업경영재기지원제도를 적용해 지난달 신청을 받은 결과 개인 총 부채가 15억원을 넘지 않는 현 W사 대표 설모씨(37)와 전 M사 대표 김모씨(37) 등 2명이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 기술신용보증기금(기보)의 종로기술평가센터와 강남기술평가센터에서 기술성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 평가가 끝나면 벤처기업협회의 임금체불 등 도덕성과 관련한 2차 평가를 받는다. 이들에 대한 자금 지원 등을 결정하는 최종 심사 결과는 이르면 4월 초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신청자 중 김모씨의 경우 작년 8월 본인이 신용보증을 위해 기보로부터 기술과 사업성 평가를 받고 우수등급을 받은 적이 있어 이번 심사에서 통과가 확실시 된다"고 말했다.

김모씨는 반도체 검사장비를 만드는 M사를 경영하다 경영 미숙 등으로 2000년 부도를 내고 회사문을 닫았다.

신용불량자가 된 김씨는 이 후 한 중소기업에서 기술개발 임원으로 근무하며 빚을 한푼씩 갚아 현재 남아있는 채무는 3억여원에 불과하다. 김씨는 이번에 기보에 30억원의 보증지원을 요청했다.

김씨는 전동기용 마찰력 없는 베어링 기술을 갖고 이번에 재기 프로그램에 도전했다.

또 다른 신청인인 설모씨는 현재 유치원과 초·중등학교 학생 대상의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는 W사를 운영하고 있다.

설씨는 2002년 교육용 콘텐츠 개발사업을 시작했다가 경영난으로 이듬해 스스로 폐업하는 아픔을 겪었다.

2년여 동안 재기를 준비해 온 설씨는 첫 창업에서 실패한 교육용 콘텐츠의 내용을 개선하고 2005년 다시 창업했다.

설씨는 그해 5억원,지난해 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설씨가 신청한 보증지원 규모는 5억원.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W사의 올해 매출 목표가 70억원일 정도로 안정된 경영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며 "설씨는 신용불량자도 아닌 데다 갚아야 할 빚도 채 1억원이 안돼 심사통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기보의 기술성 평가가 나오는 대로 채무상환노력 분식회계 임금체불 등 도덕성 평가를 할 것"이라며 "신청자 모두 재기를 철저히 준비해 와 첫 수혜 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