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실적이 나아지고 있고 해외 경제도 순항하는 등 호재가 많아 조정기마다 주식을 사 모을 때입니다.

북한 리스크와 기업 지배구조 측면에서 진전이 있을 경우 코스피는 몇 년 내에 50%는 상승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습니다."

필립 페르슈롱 농협CA투신운용 자산운용본부장은 사상 최고치 돌파로 부담이 커진 증시에 대해 낙관론을 유지했다.

"1분기 수출이 생각보다 양호하고,하반기에는 정부 지출 확대에 따라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경기가 바닥을 지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농협CA투신은 농협과 프랑스 최대 금융회사인 크레디아그리콜의 합작사로 페르슈롱 본부장은 프랑스에서 주식과 채권을 운용하다,2005년 한국으로 건너와 자산 운용과 리서치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낙관론의 근거로 그는 원화 강세의 중단을 꼽았다.

"지난 2년간 달러와 엔화에 대해 강세였던 환율이 점차 안정되며 수출 여건이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일본의 금리 인상 움직임으로 원화 약세가 예상되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지속 중인 점도 든든한 우군으로 평가했다.

"미국 경제는 연착륙에 대한 기대가 크게 높아졌고,일본 유럽 등도 뚜렷한 회복세"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 변화를 반영해 올해는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년간의 매도 배경은 원화 강세로 인한 기업 수익성 악화였습니다.

하지만 한국 증시가 저평가됐다는 시각이 여전한 상황에서 국내외 여건이 유리하게 형성된 점이 외국인 순매수로 나타날 겁니다."

그는 "북한 리스크와 기업 지배구조가 개선 추세를 보일 경우 10배 안팎인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15배 이상으로 오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투자전략으로는 수출제조주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내수주는 꾸준히 올랐지만 수출주는 원화 강세 탓에 실적이 둔화돼 재평가가 미진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이슈로 부상한 엔캐리자금 청산 등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축소 우려'에 대해서는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일본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지만,대출받은 엔화를 상환하려는 '캐리' 수요를 촉발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또 "엔캐리 자금은 미 국채에 대량 투자돼 있어 헤지펀드를 통해 실제 증시로 유입된 규모가 크지 않은 반면,중국 인도 등 전 세계에서 형성되고 있는 두터운 중산층이 글로벌 유동성을 풍부하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상승 추세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잠재 악재로 유가와 정치 일정을 꼽았지만,의외로 노조가 문제로 부상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필립 페르슈롱 농협CA투신운용 자산운용본부장 >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