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젊은 작가들이 밀로의 '비너스'를 비롯 밀레의 '만종',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등 명작들을 현대적인 미감으로 패러디한 작품만을 모은 전시가 마련된다.
서울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이 올해 처음으로 기획한 '명화의 재구성전(3월2일~5월20일)'이다.
데비한을 비롯해 고낙범 권여현 김명숙 김보민 김용호 김정명 김창겸 남경민 변선영 신치현 이동재 이미라 이이남 등 30~40세대 작가 20명이 참여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세계적인 명작을 은유적 기법으로 다양하게 풀어낸 평면회화 조각 설치작품 등 40여점을 만날 수 있다.
단순히 그림을 베끼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화풍과 생각에 맞도록 형식과 내용을 바꿔 독특한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자리다.
회화적인 조각가 신치현씨는 '비너스'를 관람객이 전시장 어느 곳에 위치해 있는가에 따라 형태와 의미를 계속 변하도록 하는 디지털적인 언어로 풀어냈다.
또 권여현의 '모나리자 다빈치''나종-밀레' 등은 '모나리자'와 '만종'의 화면에 나타난 인물들을 자신이나 제자의 얼굴로 대체시켜 인간 속에 내재된 의식을 유희적으로 표현했다.
남경민씨의 '모딜리아니 생애 끝 잔느를 그리다' 역시 대가들의 아틀리에를 자신만의 톡특한 시각으로 형상화시킨 작품.
명화에 첨단 디지털기술을 응용한 작품도 있다.
이이남의 작품 '신 세한도'는 '세한도'를 디지털 영상기술을 이용해 눈이 쌓이도록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감창겸도 모네의 걸작 '풀밭위의 식사'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비디오 작품 '변형된 걸작'으로 다시 탄생시켰고,김용호의 작품 '컨스터블 연구'역시 컨스터블의 '건초수레'를 현대적인 감각에 맞게 재구성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은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거장들의 독특한 화풍뿐만 아니라 당시의 조형적 규칙과 시대정신,화가의 인생까지 짚어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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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