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貞希 < 밝은청소년지원센터 상임대표 yourscenter@hanmail.net >

요즘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건강과 행복이다.

꼭 나이 탓만은 아닐 게다.

모든 사람이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최우선 소망이라 하고 세계적 명문 대학에서도 '행복론'이란 과목이 인기라니 말이다.

이제 보릿고개도 없고 편리해진 생활로 대부분의 사람이 과거에 비해 안락한 생활을 하고 있다.

과연 그만큼 인간이 행복해졌을까.

이혼이 급속히 늘어나고 자살은 교통사고 사망률보다 높다.

예쁘고 돈 잘 버는 연예인이 자살한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도 자살한다.

멀쩡해 보이는 아이들이 외톨이가 되고 청소년 폭력,비행(非行) 등의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행복이 성적순도,외모순도,경제력순도 아니란 증거다.

1980년대 초,딸아이가 어렸을 때 텔레비전 어린이 프로그램을 함께 많이 봤었다.

그때만 해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으로 아이에게 열심히 보여주었다.

그런데 미국으로 이사를 가 그들의 프로그램도 보게 되면서 문제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의 프로그램은 전체적인 분위기가 부드럽고 차분했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배려하며 격려하고 칭찬하는 분위기였다.

보고 나면 마음이 개운하고 흐믓했다.

그런데 우리 프로그램은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거칠고 시끄러운 분위기가 많았다.

남이 다르거나 잘하는 것을 보면 비아냥거리거나 질투하듯 "웃겨" "잘났어"란 대화가 나왔다.

잘못하거나 다른 것을 보면 "얼레리 꼴레리"라고 놀려댄다.

아이뿐 아니라 어른 진행자도 가끔은 심지어 막대기로 머리를 툭툭 치거나 꿀밤을 때리기도 했다.

한국에서 녹화해 보내오는 비디오를 보고 나면 찜찜해서 선별해 보여주었다.

부정적인 인간관계를 학습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

여전히 우리 방송프로그램은 드라마든,오락프로그램이든,교육 프로그램이든 부정적인 인성(人性)을 강화하는 분위기가 많다.

상처 주고 깎아내리고 직접 관계도 없는 일이나 사람들을 간섭하고 비난하는 일을 익숙하게 한다.

이는 자만심,열등감,분노나 절망감을 키우게 된다.

결국 상대방에 감사하고 남을 배려하고 격려하고 칭찬하는 데 인색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분위기는 경쟁이 치열해진 세상에서 더 강화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다분히 공주병,왕자병 징후가 있는 세대로 자라난 이들에게 있어 복잡한 사회생활과 결혼은 지옥일 수 있다.

이혼도,자살도,청소년 문제도 이렇게 형성된 부정적인 인성이 근본적인 원인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바꿔 말하면 긍정적인 마음이 행복의 필요 조건이다.

행복은 가족 간,동료 간에 서로에 대한 배려와 신뢰하는 마음을 키우고 함께 어울려 사는 방법을 끊임없이 추구하고 실천할 때 가능하다.

이것이 인성교육이 절실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