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랑가에 '짝퉁그림'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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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활기를 이어가고 있는 미술시장에 '짝퉁 그림' 주의보가 내렸다.
천경자를 비롯해 이상범 도상봉 이만익 변시지 김기창 윤중식 김형근 등 인기 작가의 작품을 베낀 위작이 서울 인사동 청담동 등 화랑가에 무차별적으로 나돌고 있다.
특히 검찰은 서울 화랑가를 중심으로 인기 작가의 위작을 판매해 온 김모씨(49)를 지난주 붙잡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측의 한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 김씨가 이만익 변종하 등 인기 작가의 작품을 모사해 판매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가짜 작품 유통 실태=미술시장에는 국내 최대 미술품 감정기구인 한국미술품감정연구소(소장 엄중구)조차 구별하기 힘든 인기작가의 가짜 그림이 상당수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감정연구소가 최근 변시지 화백의 가짜 그림을 진품으로 감정해 준 사실이 드러나자 일부 컬렉터들은 작가를 직접 찾아가 재감정을 의뢰하고 있다.
도상봉 화백의 딸 문희씨(서양화가)는 "지난 1년 동안 부친의 그림을 구입한 컬렉터들이 직접 작품을 들고 찾아와 감정을 의뢰한 사례가 10여건이나 됐다"면서 "이들이 가져온 작품의 80%는 가짜였다"고 털어놨다.
윤중식 화백 측 역시 "요즘 컬렉터와 화랑 주인들이 화랑가에서 구입한 작품에 대한 감정을 부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지난해 감정해준 작품 20여점 중 15점이 위작이었다"고 말했다.
현재 호당 4000만~5000만원을 호가하는 천경자 화백의 작품을 모방한 위작들도 시중에 나돌고 있다.
갤러리 미술관 가는길의 복기성 대표는 "2005년 화랑 건물주인 유모씨로부터 천경자 작품 '칸샤사'와 '수박장사' 등 2점을 3000만원에 구입했으나 유씨와 법정싸움 끝에 지난해 말 이들 작품이 결국 위작으로 판명나 돈을 돌려받았다"고 주장했다.
컬렉터 김모씨는 지난달 인사동 화랑가에서 이만익 화백 작품 4점을 구입한 뒤 작가에게 직접 가져가 감정을 의뢰한 결과 2점이 가짜로 드러났고,변시지 화백의 작품 8점을 인사동에서 산 컬렉터 홍모씨 역시 작가에게 감정하는 과정에서 4점이 위작으로 판명났다.
또 컬렉터 황모씨가 소장하고 있는 김형근 화백 작품 10호짜리 2점도 작가에게 확인한 결과 위작으로 드러났다.
갤러리 토포하우스의 오현금 대표는 "가짜그림이 워낙 광범위하게 나돌고 있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전문적인 위작 생산 조직이 있는 것 같다"며 "화랑에 전시된 인기 작가의 작품을 빌려다가 감쪽같이 모사해내는 일명 '새끼치기'가 유행이라는 소문도 있다"고 말했다.
◆파장=미술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 컬렉터들이 작품 투자를 꺼리고,이는 시장 위축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검찰이 가짜 미술품의 제작 및 유통 경로를 상세하게 밝혀낼 경우 미술품 투자의 관심이 해외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컬렉터 김숭환씨(56)는 "속을 가능성이 있는 국내 작품을 사는 것보다 차라리 해외 작품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며 "오리지널 그림 거래를 위해서는 작가의 서명과 공인된 미술품 감정서·작품 족보·진품보증서 등이 반드시 필요함에도 불구,국내 미술시장에는 이 같은 감정시스템이 없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천경자를 비롯해 이상범 도상봉 이만익 변시지 김기창 윤중식 김형근 등 인기 작가의 작품을 베낀 위작이 서울 인사동 청담동 등 화랑가에 무차별적으로 나돌고 있다.
특히 검찰은 서울 화랑가를 중심으로 인기 작가의 위작을 판매해 온 김모씨(49)를 지난주 붙잡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측의 한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 김씨가 이만익 변종하 등 인기 작가의 작품을 모사해 판매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가짜 작품 유통 실태=미술시장에는 국내 최대 미술품 감정기구인 한국미술품감정연구소(소장 엄중구)조차 구별하기 힘든 인기작가의 가짜 그림이 상당수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감정연구소가 최근 변시지 화백의 가짜 그림을 진품으로 감정해 준 사실이 드러나자 일부 컬렉터들은 작가를 직접 찾아가 재감정을 의뢰하고 있다.
도상봉 화백의 딸 문희씨(서양화가)는 "지난 1년 동안 부친의 그림을 구입한 컬렉터들이 직접 작품을 들고 찾아와 감정을 의뢰한 사례가 10여건이나 됐다"면서 "이들이 가져온 작품의 80%는 가짜였다"고 털어놨다.
윤중식 화백 측 역시 "요즘 컬렉터와 화랑 주인들이 화랑가에서 구입한 작품에 대한 감정을 부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지난해 감정해준 작품 20여점 중 15점이 위작이었다"고 말했다.
현재 호당 4000만~5000만원을 호가하는 천경자 화백의 작품을 모방한 위작들도 시중에 나돌고 있다.
갤러리 미술관 가는길의 복기성 대표는 "2005년 화랑 건물주인 유모씨로부터 천경자 작품 '칸샤사'와 '수박장사' 등 2점을 3000만원에 구입했으나 유씨와 법정싸움 끝에 지난해 말 이들 작품이 결국 위작으로 판명나 돈을 돌려받았다"고 주장했다.
컬렉터 김모씨는 지난달 인사동 화랑가에서 이만익 화백 작품 4점을 구입한 뒤 작가에게 직접 가져가 감정을 의뢰한 결과 2점이 가짜로 드러났고,변시지 화백의 작품 8점을 인사동에서 산 컬렉터 홍모씨 역시 작가에게 감정하는 과정에서 4점이 위작으로 판명났다.
또 컬렉터 황모씨가 소장하고 있는 김형근 화백 작품 10호짜리 2점도 작가에게 확인한 결과 위작으로 드러났다.
갤러리 토포하우스의 오현금 대표는 "가짜그림이 워낙 광범위하게 나돌고 있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전문적인 위작 생산 조직이 있는 것 같다"며 "화랑에 전시된 인기 작가의 작품을 빌려다가 감쪽같이 모사해내는 일명 '새끼치기'가 유행이라는 소문도 있다"고 말했다.
◆파장=미술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 컬렉터들이 작품 투자를 꺼리고,이는 시장 위축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검찰이 가짜 미술품의 제작 및 유통 경로를 상세하게 밝혀낼 경우 미술품 투자의 관심이 해외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컬렉터 김숭환씨(56)는 "속을 가능성이 있는 국내 작품을 사는 것보다 차라리 해외 작품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며 "오리지널 그림 거래를 위해서는 작가의 서명과 공인된 미술품 감정서·작품 족보·진품보증서 등이 반드시 필요함에도 불구,국내 미술시장에는 이 같은 감정시스템이 없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