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이미 GM 추월했다
도요타자동차가 생산 대수에서 이미 지난해 미국 GM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라섰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 자매 주간지인 닛케이 비즈니스가 최신호(2월26일자)에서 보도했다. 닛케이 비즈니스는 두 회사의 공식 발표와 달리 실제로는 도요타가 지난해 974만대를 생산해 GM보다 56만대 앞섰다고 전했다. 두 회사의 공식 발표를 기준으로 한 지난해 생산량은 GM이 918만대,도요타가 901만대 였다.

이 같은 공식 발표와 달리 도요타가 GM을 앞섰다고 닛케이 비즈니스가 보도한 것은 집계 방법 차이 때문이다.

GM은 본사와 자회사 외에 출자 비율이 50%인 상하이GM 등 해외의 6개 이상 합작회사를 포함해 공식 생산량으로 발표해왔다.

반면 도요타는 본사와 히노자동차(트럭) 다이하츠(경승용차) 등 자회사 실적만을 공식 통계에 포함시켰다. 출자 비율이 50%에 달하는 중국 현지 법인 등 해외 합작사의 도요타 브랜드 차는 제외했다.

닛케이 비즈니스는 이들 합작사에서 만드는 도요타 브랜드 차를 포함할 경우 도요타의 생산량은 974만대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도요타가 지난해 생산량이라고 공식 발표한 901만대에 중국 3개 합작사 28만대,GM과의 합작사 NUMMI 35만대,체코 현지 생산량 10만대를 더한 숫자다.

도요타는 다음 달 말 끝나는 2006 회계연도에 매출과 순익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외형과 질에서 자동차 업계 정상에 오르게 됐다.

2006 회계연도에 도요타 매출은 전년 대비 10.3% 증가한 23조2000억엔,순익은 13.0% 늘어난 1조5500억엔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일본 회사 중 순익이 1조5000억엔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관련 업계에서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도요타 독주 체제가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력 판매 시장인 미국 유럽은 물론 중국 등 신 시장에서 판매가 급증하고 있고 하이브리드차 등 차세대 자동차 개발 경쟁에서 앞서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세계 최대 자동차 판매 시장인 미국에서 지난해 250만대를 팔았으며 올해 판매량이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로 창업 70주년을 맞은 도요타가 세계 정상에 오른 것은 창업 일가의 리더십과 노사 화합을 기반으로 하는 독특한 '기업 문화'가 뿌리 내렸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가이젠(개선)'을 통해 고품질 자동차를 잇따라 개발하고 끊임없이 비용을 절감한 원천은 창업자 경영철학이 기업문화 속에 배어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창업자인 도요다 사키치(豊田 佐吉)는 "연구 개발에 몰두해 시대의 흐름을 앞서가라"는 유훈을 남겼다.

도요타자동차가 1950년 노사분규로 위기를 겪은 후 반세기가 넘도록 단 한번도 노사분규가 발생하지 않은 것도 경쟁력의 바탕이 되고 있다.

노조는 당시 노사분규로 회사가 존립 위기를 맞았던 것을 거울삼아 '노사는 공동 운명체'라는 인식을 갖고 있으며 회사 측은 그후 단 한 차례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도요타 연구 대가인 히노 사토시 히로시마대학 교수는 "치열한 경쟁 속에 도요타가 쾌속 질주를 하고 있는 것은 오너 가문의 리더십 아래 노사가 똘똘 뭉쳐 품질 개선에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