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킷당 요율만 인하, 정액요금은 `요지부동'

SK텔레콤과 KTF, LG텔레콤 등 3개 이동통신업체가 최근 무선인터넷 요금을 인하했으나 일부 정액요금제가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당초 기대와 달리 실질적인 혜택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T와 KTF는 최근 무선인터넷 요금을 30%, LG텔레콤은 20% 각각 인하했으나 모두 정액요금제의 기본요금 대신 통화패킷당 요율을 낮추는 방식이 적용됐다.

SKT와 KTF은 대신 패킷 사용가능 한도 내에서는 정해진 금액만 내고 초과분에 대해 패킷당 요금을 부과하는 부분 정액요금제에 대해서는 패킷 사용가능 한도를 늘려주고 초과분 요율을 인하했다.

하지만 정액제의 특성상 소비자 입장에서 요금인하 효과를 체감하기는 어렵다는게 소비자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특히 이들 2개사는 완전 정액요금제인 네이트프리, 데이터프리(이상 SKT), 매직엔프리, 핌프리(이상 KTF)에 대해서도 기본요금을 인하하지 않았다.

이들 요금제를 이용하는 소비자로서는 다른 요금제 사용자와 달리 아무런 요금 인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돼 자칫 차별 논란마저 불거질 조짐이다.

LGT의 경우 통화패킷당 요금도 20%에 그친 데다 무선인터넷 정액요금제 3종은 아예 건드리지 않았다.

이에따라 일각에서는 이통업계가 여론에 떠밀려 요금을 인하했지만 고정적으로 일정매출을 보장하는 정액요금제는 종전대로 유지함으로써 매출 손실을 최소화하려 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SKT의 경우 무선인터넷 전체매출 중 정액요금제 기반의 매출이 30% 선에 달하는 등 정액요금제가 무선인터넷 매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 관점에서 보자면 요금인하 폭이 업계의 당초 발표와 달리 체감할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실제로 무선인터넷 정액요금제를 이용하는 한 소비자는 "요금을 내린다면서 정액제 기본요금을 그대로 두는 것만 봐도 이통사의 속내를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일부 요금은 인하하고 다른 요금을 그대로 두면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는 소비자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처음부터 요금인하 대상을 통화패킷당 요금으로 제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며 "정액요금제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종량제 방식의 사용자에 비해 혜택을 받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jo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