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코웨이 청호나이스 등 국내 대표적인 정수기업체들이 정수 기술의 본고장인 미국 시장 공략에 본격 시동을 건다.

웅진과 청호는 1990년대 초 미국에서 배워온 '역삼투압 멤브레인 필터 기술'로 정수기를 만들어 판매하며 국내 시장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달리고 있는 선두 업체들.이 두 회사는 포화단계에 이른 내수 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지난해부터 중국이나 동남아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 왔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웅진과 청호는 올 들어 그동안 치열한 경쟁을 바탕으로 축적된 기술과 제품력을 앞세워 정수 등 환경기술이 가장 앞서 있는 미국 시장에 나란히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두 회사는 국내에서는 널리 보급됐으나 미국에서는 초기 성장단계에 있는 '카운터탑'(물저장탱크를 갖춘 분리형 제품)정수기 분야에서 각각 세계 최고를 자부하는 제품 경쟁력과 판매 노하우를 살린다면 미국 시장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장담하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지난달 말 초기 자본금 150만달러를 들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현지법인 '웅진코웨이 USA'를 설립했다.

현지에 본사 직원 6명을 파견해 시장조사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다음 달 안으로 자본금을 300만달러로 늘리고 공식 출범식을 가질 계획이다.

이인찬 웅진코웨이 전무는 "미국 시장에서 렌털 사업과 일시불 판매 중 어느 것이 적합한지 조사 중"이라며 "북미시장에서 널리 사용되는 '언더싱크형(싱크대 밑에 정수기를 설치하는 방식)'정수기 등 신제품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웅진은 오는 5월8~11일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주방ㆍ욕실 전시회인 'KBIS'에서 200평 규모의 대형 부스를 설치해 대대적인 제품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웅진이 KBIS에 참가하는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이 전무는 "지난해에는 북미 시장 진출을 타진하는 정도였다면 올해는 본격적인 제품 판매가 목표"라며 "미국 30개주 이상에 정수기뿐 아니라 공기청정기 연수기 등을 판매하는 유통망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호나이스는 2002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대리점을 구축해 교포사회를 대상으로 정수기 등을 소규모로 판매해왔다.

이 회사는 최근 노스캐롤라이나 텍사스 플로리다 뉴저지와 퀘백(캐나다) 등 5개주에 대리점망을 구축하고 미국 전역에 판매망을 갖고 있는 대형 연수기회사인 에코워터시스템과 판매제휴을 추진하는 등 올 들어 유통망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청호 관계자는 "주력제품은 현지 반응이 좋은 이과수 얼음정수기와 연수기 등으로 올해 100만달러 이상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시장 확대를 위해 언더싱크형이나 포트형 등 미국 현지에 맞는 제품 생산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