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이야기 수사는 사실상 종결됐지만 찜찜한 게 한둘이 아니다.

무엇보다 이번에도 정치권과 행정부에 대한 로비 의혹이 들끓었지만 실체는 드러나지 않았다.

고래 대신 피라미만 잡았다는 비아냥이 터져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더 큰 문제는 지금 같은 정책 결정 시스템으로는 제2,제3의 바다이야기 사태를 막을 도리가 없다는 점이다.

대형 국책사업 치고 불법 브로커가 개입돼 말썽을 빚지 않은 사례를 찾기 힘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에 로비가 없을 수 없다.

그런데도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로비를 죄다 불법으로 몰아가니 음성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의혹의 덩어리가 커져 결국 사건화하면 그제서야 검찰이 뒷북을 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구조다.

이의 해결책으로 법무부와 일부 국회의원들이 로비스트 양성화 법안을 추진 중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로비가 마치 자신들의 전유물인양 입에 거품을 물고 반대하는 변호사와 변호사 출신 국회의원들이 가장 큰 비토 세력이다.

불법 로비스트만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구더기 무섭다고 장 담그는 것을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