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BizⓝCEO 기획특별판 입니다 >

"창업 이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옷을 만들려고 최선을 다했습니다.어느 계절, 어느 장소에서든 돋보일 수 있는 옷을 만드는 비결은 첫 번째가 독창성이고, 그 다음이 순발력, 그리고 근면성입니다."

화려한 단풍색 물감을 들인 수직 줄무늬 스웨터와 블라우스를 고안, 세계 니트 업계에서'색상의 마술사'란 호평을 받고 있는 이탈리아'미소니'(MISSONI)사의 창업주 미소니 오타비오는 회사의 성장비결을 이렇게 설명한다.

오타비오는'시간'을 투자해'가치'를 수확한 대표적 경영인이다.

미소니는 지난 50여 년간'니트'란 고유 영역에서 자신만의 독자적 패션철학을 고수하면서 동시에 성공적인 시장성 확보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지금도 니트로 펼쳐 보일 수 있는 다양한 패션 세계를 선보이며 이 분야의 일인자로 군림하고 있다.

미소니의 역사는 1953년 오타비오 미소니가 로지타 젤미니와 결혼 후 미소니 브랜드를 런칭하면서 시작됐다.

이들 부부가 발표한 기하학적이고 추상적인 패턴의 니트들은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1966년 밀라노에서 첫 컬렉션을 개최하면서 그 진가를 세상에 알리기 시작했다.

미소니의 성공요인은 독특한 색에 있다.

기교를 부리지 않는 단순함과 정형화할 수 없는 자유로운 색을 통해 미소니 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가족경영기업으로도 유명한 미소니 왕국이 자리한 곳은 밀라노 북부 바라제 지방의 수미란 마을. 이곳에서 낡은 재래식 직기와 30여대의 재봉틀로 전 세계 60개국으로 나가는 미소니의 제품을 만든다.

제작공정의 7할은 직공들의 수작업으로 이뤄지며, 생산량의 70% 이상을 수출한다.

미소니는 다윗과 골리앗의 승부처럼, 덩치가 크다고 항상 이기는 것이 아님을 대변해 준다.

오타비오는 덩치가 작은 기업의 강점을 십분 이용할 줄 아는 경영인이다.

그는"디자인 패턴이 변화무쌍할 때는 나비같이 날아 벌처럼 쏘는 순발력이 중요하다"며"이를 위해선 무턱대고 덩치를 키우기보다는 규모는 작지만 탄탄한 중소기업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소니는 각국에서 주문이 밀려들어도"방대한 사업 확장은 사람을 질식 시킨다"며 매년 일정량 이상의 주문은 받지 않다.

이러다보니 사업규모도 시작 당시보다 크게 확대하지 않고 있다.

미소니처럼 '작지만 강한'기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경제의 기초체력을 뒷받침해주는 강소기업의 역할과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전체기업의 10% 정도로 추정되는'강소기업'들은 어떤 모습일까.

이들 기업은 종업원이나 매출액 규모 등에서 대기업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몸집이 작지만 미소니처럼 특정분야에서 대기업이 따라 잡을 수 없을 만큼 잠재력을 지닌 기업들도 많다.

초일류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초일류 기업이 나와야 하는데, 그 출발은 기술력으로 무장한 '강소'기업이다.

대기업처럼 화려한 명성과 덩치를 자랑하지는 않지만 알짜 경영과 한 우물을 파는 장인 정신으로 경제발전에 기여하는'작지만 강한'기업들이 창조와 혁신시대의 새 주인공이 될 것이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