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춘절(春節,설)기간에 금과 고급 TV 판매가 크게 늘어나고 해외 여행객이 급증하는 등 춘절 소비코드가 '럭셔리'(고급)로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1주일간의 휴가를 즐기는 고급 소비층이 많아진 것으로 중국의 풍족해진 경제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춘절기간(18~24일) 동안 베이징시에서 팔린 TV 중 90%가 LCD TV와 플라즈마TV 등 고급 제품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춘절 선물로 인기를 끈 휴대전화 역시 고가제품이 소비의 주류를 이뤄 충칭시의 궈메이매장에서는 이 기간에 팔린 휴대전화 중 40%가 최고가 제품군이었다.

중국인이 선호하는 금 역시 주요 소비타깃이 됐다.

광저우시에서는 g당 223위안 하는 금이 17억4000만위안(한화 약 2088억원)어치 팔려나갔다.

총 7.82t에 해당하는 규모로 금괴로 칠 경우 100㎡의 면적을 꽉채울 수 있는 양이다.

광저우시에서 춘절기간에 소비된 물량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여행객도 크게 늘었다.

중국 국가여행국에 따르면 춘절기간에 9220만명이 여행가방을 들었다.

이는 작년 춘절 때보다 18%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해외 여행객이 부쩍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기간에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쓴 횟수는 37만4000건으로 작년보다 61.4% 불어났다.

금액으로도 64% 증가한 11억2000만위안(한화 1344억원)에 달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신용카드 사용은 홍콩 독일 미국 일본 등 24개국에 걸쳐 광범위하게 이뤄졌다고 상하이데일리는 보도했다.

베이징시의 고급 레스토랑 역시 춘절기간에 평균 95%의 예약률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럭셔리코드는 빈곤계층인 농촌에도 일부 전파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000위안에서 5000위안 정도 하는 오토바이가 허베이성 등의 농촌지역에서 불티나게 팔렸다고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3000위안 이상의 제품은 농부들로서는 구입하기가 버거운 제품이지만 친지와 친구들을 위한 선물용으로 많이 팔려나갔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전체적인 춘절 소비량은 2200억위안(한화 26조4000억원)으로 작년보다 15% 늘어났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