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두산 CJ 등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해외에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있다.

해외 계열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통합관리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해외 지주사들은 앞으로 지역별 그룹 본사 역할을 하면서 산재해 있는 계열사를 총괄하고 신규 투자와 제휴 등 굵직굵직한 사안을 독자적으로 결정하고 수행하게 된다.

27일 증권선물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해외 지주회사 설립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크게 늘어나고 있다.

2005년까지만 해도 해외 지주회사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수출 비중이 높은 대형 IT(정보기술) 업체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중순 이후 현대차 현대중공업 CJ 한국타이어 등이 중국과 유럽 등에 지주회사를 설립하기 시작했고 올 1월에는 두산중공업이,2월에는 롯데칠성이 각각 해외 지주회사를 만들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11월 최대 공략 지역인 중국에 새로 아시아홀딩스를 세우며 지주회사 체제를 강화했다.

롯데칠성이 중국에 세우는 낙천투자유한공사는 앞으로 롯데칠성과 롯데제과 등 롯데그룹 중국 계열사를 통합관리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두산그룹 내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중공업이 각각 지난해 하반기와 올초 중국과 유럽에 지주회사를 세웠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앞으로 유럽 법인과 지점의 영업권을 지주회사로 넘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6월에는 CJ가 홍콩에 지주회사를 만들었다.

현대중공업도 중국 내 지주회사격인 현대중공업 투자유한공사를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지분법 대상이 아니었던 해외 계열사의 이익이 전부 지분법 수익으로 잡히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