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삼성전자에 반도체공장 건설을 요구하고 첨단 업종 위주로 투자를 유치키로 하는 등 첨단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첨단 기술이 없는 회사는 중국 투자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고위 관리는 최근 삼성전자 관계자와 만나 "반도체 일관생산라인(Fab)을 중국에 지어달라"고 요구했다.

일관생산라인은 웨이퍼를 가공해 반도체를 찍어내는 핵심 공정이 이뤄지는 제조공장을 말한다.

삼성전자가 현재 중국 쑤저우에 가동 중인 반도체공장은 일관생산라인이 아닌 단순 조립공장이다.

삼성전자 측은 "반도체공장 건설을 위해선 청정한 환경과 다양한 인프라 및 인력이 갖춰져야 하는데 아직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문제"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요구는 세계 최정상의 반도체 설계 및 제조기술 습득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이날 중국 정부가 영하 50도에서도 견딜 수 있는 초고속 철도 건설 기술의 지원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최북단의 하얼빈과 다롄을 연결하는 950km 구간에 극한속에서도 작동하는 신칸센 철도기술을 적극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이와 함께 외국인투자 산업지도목록과 하이테크산업 육성목록을 잇달아 수정,첨단 기술 보유 업체 유치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외국인투자 산업지도목록은 장려· 금지·제한 업종을 규정한 외국인투자의 가이드라인이다.

장려 업종에는 면세 등 각종 혜택이 주어진다.

박한진 KOTRA 상하이무역관 차장은 상반기에 발표될 수정 목록에 하이테크 고도설비제조 바이오 환경 물류업이 장려 업종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업종은 투자가 제한되거나 금지될 수 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