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대책의 여파로 수요자들의 기대심리가 한풀 꺾이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아파트 거래 건수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거래 부진 속에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도 점차 하향 안정세로 접어드는 추세다.


◆올 들어 거래'뚝'

26일 건설교통부가 내놓은 '부동산 거래 현황 및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올 1월 전국 아파트거래는 1만9635가구로,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작년 10월(8만1432가구)의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서울도 작년 10월 1만6183가구였던 것이 올 1월에는 2173가구로 크게 줄었다.

특히 강남 3구의 경우 3703건에서 275건으로 93%나 급감했다.

서울과 5개 신도시를 제외한 수도권 역시 같은 기간 6만138가구에서 8700가구로 줄어들었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의 경우 작년 4·4분기에는 20건 정도가 거래됐으나 올 1월에는 61평짜리 1건만 거래됐다.

총 4424가구의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작년 4분기 거래량이 62건이었으나 올 1월 거래 건수는 단 3건에 불과했다.

아파트 거래가 이처럼 줄어든 것은 1·11 대책 등 연이은 부동산 대책으로 매수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데다 겨울 비수기가 맞물린 탓으로 분석된다.

반면 지난해 12월에는 올해부터 적용되는 1가구 2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한 거래가 집중돼 증여를 포함한 부동산 전체 거래 건수가 40만7982건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집값 하향 안정세 뚜렷

집값은 작년 4분기를 정점으로 하향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다.

수도권의 평당 평균 거래가격은 작년 9월 871만원 선이었다가 10월에 970만원까지 올랐으나 12월 916만원,올 1월 818만원 등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서울도 작년 10월에는 1297만원까지 치솟았으나 올 1월 1138만원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강남권이나 분당,목동 등 인기지역 일부 아파트값은 아직도 지난해와 엇비슷하거나 오히려 다소 올라 '불안한 안정세'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송파구 가락시영1차 13평형(3층)의 경우 작년 12월 최고 5억9150만원에 거래됐으나 올 1월에는 6억원에 실제 거래됐다.

작년 11월 2억9800만원에 거래됐던 분당 구미동 까치마을 주공2단지 25평(6층)도 올 1월 3억7500만원으로 신고됐다.

박상우 건교부 토지기획관은 "집값이 급등했던 작년 10월보다는 안정세로 접어들었지만 일부 지역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다만 집값 상승추세가 꺾인 것은 분명한 만큼 2월 이후의 실거래가는 하향 안정세가 보다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작년 부동산 전체 거래 건수는 322만건(425조원),수도권 아파트는 5채 중 1채 꼴인 63만건에 달해 예년 수준을 뛰어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2004년~2005년에는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이 전체 재고의 14.5%였으나 작년에는 19.1%로 크게 늘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