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공식 실업률은 지난해 말 기준 3.5%이지만 취업 희망자들의 체감 실업률은 이보다 4배나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 취업자의 절반 이상이 안정적 일자리를 갖지 못하고 있으며 주당 36시간 미만의 불완전 고용이 10%에 육박하는 등 국민들의 체감 고용지수는 상당히 낮은 것으로 진단된다.

◆'평소 실업' 심각한 수준

통계청이 새롭게 내놓은 '인력실태조사'는 경제활동 상태 파악기간을 1년으로 늘려잡은 것이 특징이다.

기존 '고용동향'은 1주간의 상태를 기준으로 월간 단위로 정리하는 것이다.

단기간의 조사에 따른 한계를 보완하기 위함이다.

새로운 개념도 도입됐다.

'평소 취업자''평소 구직자''평소 비경제활동인구' 등이다.

'평소 구직자'의 경우 1년간 취업기간과 구직기간의 합이 6개월 이상인 사람 중 구직기간이 취업기간보다 긴 사람으로 정의된다.

이는 △최근 4주간 일을 하지 않았고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했으며 △일이 주어지면 즉시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지칭하는 고용동향 상 '실업자'보다 평상시 상태를 더 잘 반영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고용동향에서 실업률은 실업자 수를 경제활동인구로 나눈 백분율이다.

국제노동기구(ILO)의 기준을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인력실태조사에선 이 같은 개념이 없다.

대신 '평소 구직비율'로 구직자들의 비율을 살펴볼 수 있다.

이는 평소구직자와 1년 내 구직계획자를 평소취업자+평소구직자+1년 내 구직계획자로 나눈 백분율이다.

이번 조사에선 '평소 구직비율'이 14%로 파악됐다.

최근 1년간 제대로 취업하지 못한 사실상의 실업률이 14%에 이르는 셈이다.

이는 민간연구소가 18시간 미만 취업자 등을 추가해서 만드는 체감 실업률 7~11% 수준보다도 더 높은 것이다.

◆청년층·여성 더 취약

평소구직자는 15세 이상 인구의 3.4%인 129만2000명.이 중 20대가 30.2%,30대가 24.9%로 20~30대가 전체의 55.1%에 이른다.

전체 구직자가 희망하는 고용형태는 임금근로자(91.9%)가 비임금근로자(8.9%)를 압도했다.

20대의 임금근로자 희망비율은 96.6%에 이르렀다.

평소구직자가 희망하는 월평균 소득은 100만~200만원이 54.8%로 가장 많았고 100만원 미만(27.1%),200만~300만원 14.8%,300만원 이상 3.1% 등의 순이었다.

20대 가운데 200만원 미만을 기대하는 비중은 86.5%였다.

청년층일수록 '일단 월급이 안정적으로 나오는 직장에 취업하자'는 바람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평소 비경제활동인구는 15세 이상 인구의 36.3%(1397만6000명)였다.

이 중 여성이 946만9000명으로 68%에 이르렀다.

평소 비경제활동인구 중 1년 내 구직계획이 있는 사람은 248만5000명(17.8%)에 불과했다.

특히 비경제활동여성의 80%가량인 946만9000명은 '1년 내 구직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이는 15세 이상 여성인구의 40%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단순노무직으로 전직 많아

지난 1년간 전출에 비해 전입이 많은 산업은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 전기 운수 통신 금융업 등이었다.

전입에 비해 전출이 많은 산업은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건설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영업의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고 건설업 경기가 부진하면서 일자리가 많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직업별로 봤을 때 전입이 가장 많은 부문이 단순노무직이었으며 서비스판매 종사자로부터 가장 많이 옮겨왔다.

유통매점의 대형화 등에 따라 소매점포가 대거 정리된 여파로 분석된다.

직장이동자의 전직 사유는 근로여건 불만족이나 적성 부적합이 42.9%로 가장 많았으며 경영악화 또는 정리해고(19.9%),임시적인 일 종료(14.2%) 등이 뒤를 이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