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새 회장으로 뽑힌 유병창 포스데이타 사장이 '빨간 모자,파란 모자론'을 들고 나왔다.

27일 협회 정기총회에서 11대 회장에 선임된 유 사장은 시스템통합(SI) 업체 사장과 소프트웨어(SW) 업계 회장으로서 역할에 모두 충실하겠다는 의미로 '빨간 모자,파란 모자론'을 피력했다.

유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SI 업체인 포스데이타 사장이면서 소프트웨어 업계 단체의 회장을 맡다 보니 SI 업체가 갖고 있는 빨간 모자와 소프트웨어 업체가 갖고 있는 파란 모자를 동시에 쓴 기분"이라며 "대단히 어려운 문제이지만 어떤 모자를 써야할지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확실히 구분하겠다"고 말했다.

유 회장의 말은 SI 업계와 SW 업계 간 이해가 상충할 경우 갈등을 풀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SI 업체는 시스템 구축 등의 사업에서 SW 업체와 하도급 관계로 얽혀 있고 시스템에 어떤 소프트웨어를 포함시킬지 결정할 권한을 갖고 있다.

SW 업체들은 현행 체제로는 SI업체에 지나치게 종속된다며 SI 프로젝트를 일괄발주 대신 분리발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분리발주는 안철수연구소의 'V3'나 한글과컴퓨터 '한글'과 같은 소프트웨어를 SI 업체의 판단과는 별개로 분리해서 발주하자는 것이다.

유 회장은 "최근 정보통신부,SI 업계,SW 업계 관계자들이 이 문제를 토론했는데 입장차를 전혀 좁히지 못했다"며 "양쪽 주장 다 일리가 있지만 SW 산업 발전을 위해 원칙적으론 분리발주가 맞다"고 말했다.

협회장으로선 파란 모자를 쓰겠다는 의미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