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외국 운용사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해외 운용사들이 해외투자 펀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펀드오브펀드로부터 상당한 운용보수를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주식에 직접투자하는 펀드의 경우에도 외국 운용사들은 위탁운용 보수나 자문수수료를 받아가고 있다.

특히 최근 일본 펀드로 자금이 몰리면서 일본 자산운용사들이 '일본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27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펀드오브펀드 설정액은 지난 23일 기준으로 10조81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04년 말 2조원대에 불과했던 펀드오브펀드 잔액은 해외펀드 열풍에 힘입어 불과 2년 남짓 만에 5배로 급증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23일 현재 펀드자산의 50% 이상을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해외펀드는 16조5424억원으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국내 주식 투자분 일부를 감안하면 최소한 해외펀드의 65% 이상이 펀드오브펀드로 이뤄져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펀드오브펀드의 경우 여러 개의 해외펀드를 편입하는 대가로 외국 운용사에 높은 수준의 보수를 지불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운용사들은 통상 펀드오브펀드 자산의 약 1.0∼1.2%를 운용보수로 외국의 하위펀드 운용사에 제공한다.

운용사들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받는 운용보수(0.8% 안팎)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10조원대의 펀드오브펀드를 통해 외국 운용사들에 돌아가는 몫이 1000억원 이상에 이른다.

최근에는 일본 증시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가 인기를 모으면서 일본 운용사들이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운용사들은 일본의 유명 자산운용사에 운용을 위탁하거나 종목 선정 등 자문을 받는 대가로 운용보수의 절반 가까이를 지불하고 있다.

한국투신운용이 이날 선보인 '한국월드와이드저팬종류형주식펀드'도 일본 다이와투신의 자문을 받아 운용된다.

푸르덴셜자산운용이 최근 내놓은 'Pru재팬코아주식펀드'는 닛코자산운용에 일본 주식 운용을 위탁한 상품이고 삼성투신운용이 지난 26일 내놓은 '삼성N재팬펀드'는 노무라자산운용이 자문을 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펀드 대부분이 해외에 운용보수나 자문료를 지불해야 하는 상품이어서 외국 운용사들의 배만 불려주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