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자인 30대 회사원 김모씨는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아파트 구입을 잠시 미뤘다. 하지만 아파트를 사기 위해 마련한 목돈을 어디다 묻어둬야 할지 여간 고민스럽지 않다. 펀드에 넣어두자니 3년 이상 장기투자를 해야 고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고 저축은행에 가자니 집이나 직장 근처의 지점을 찾기 힘들어 이내 포기했다. 김씨는 결국 가장 안전한 은행 예금을 선택하기로 했다. 마침 고금리 특판예금을 내놓은 은행도 있어 김씨는 은행별로 금리를 꼼꼼히 따져봤다.



◆소액예금자는 CD 연동 예금

우선 1000만원 이하의 예금자라면 은행들이 내놓고 있는 CD 금리나 코리보 금리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변동금리부 예금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1년짜리 정기예금의 경우 은행별로 3개월물 CD(또는 코리보) 금리에 0.1~0.2%포인트가 붙어 일반 정기예금 금리보다 0.2~0.5%포인트가 높다.

CD금리의 상승폭에 따라 가입 후 3개월마다 수익률이 결정되지만 앞으로 CD금리의 급격한 하락만 없으면 일반 정기예금보다 높은 이자를 챙길 수 있다.

현재 변동금리부 예금 중 가장 높은 금리를 보장하는 상품은 기업은행의 'IBK 코리보연동 예금'. 다음 달 말까지 이 상품의 1년짜리에 들면 연 5.25%(27일 기준)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또 CD금리에 수익률이 연동돼 있는 농협의 '한삼인 플러스 예금'을 전자통장 형태로 가입하면 5.24%의 이자를 챙길 수 있다. 최저 가입금액이 없는 우리은행의 '오렌지 정기예금'도 전자 통장 가입 고객이나 급여 이체 고객에게는 0.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해 5.14%의 금리를 지급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만기가 1년 미만인 경우도 CD 연동 정기예금이 확정금리형 예금보다 금리가 훨씬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고액예금은 특판예금

1000만원 이상의 돈을 예치하려는 사람이라면 변동금리부 예금보다 확정금리형 예금을 선택하는 게 안전하다. 앞으로 CD 금리가 어떻게 움직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특판예금을 판매 중인 기업은행과 농협을 이용하면 최소한 현재 CD연동 예금의 수익률 정도는 보장받을 수 있다. 다음 달 말까지 기업은행의 '중소기업금융채권 예금'에 1000만원 이상 가입하면 연 5.2~5.25%의 이자를 받는다. 다른 은행들의 1년제 정기예금 금리보다 최대 0.5%포인트 이상 높다.

정용원 기업은행 개인금융부 팀장은 "중소기업금융채권 예금은 예금보험료가 낮고 지급준비금이 없어 다른 예금보다 금리가 높게 책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의 '큰만족 실세예금'은 다음 달 말까지 5.1%의 이자를 준다. 또 씨티은행의 '프리스타일 정기예금'에 인터넷을 통해 1000만원 이상 가입하면 5.1~5.15% 금리를 지급받는다.

농협 관계자는 "카드나 보험 가입 조건 없이도 신규가입자에게 지점장 전결금리를 주는 정기예금을 선택해야 유리하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