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가 따고 다수가 잃는 사회 풍자...신경진씨 소설 '슬롯'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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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와 도박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우리사회의 모습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1억원 고료의 제3회 세계문학상을 받은 신경진씨(38).그의 수상작 '슬롯'(문이당)은 카지노라는 제한된 공간을 무대로 한 소설이다.
왜 하필 카지노일까.
"카지노는 불합리한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축약해 보여줄 수 있는 공간입니다.
다수가 잃고 소수가 이득을 보는 곳이지요.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는 우리 사회와 꼭 닮았습니다.
너나없이 경쟁에 내몰리지만 필연적으로 패배자와 낙오자가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측면에서도 비슷합니다."
캐나다에서 영문학과 컴퓨터사이언스를 공부하고 귀국한 그는 친구의 권유로 우연히 정선 카지노에 들렀다가 이 소설을 쓰게 됐다.
카지노 체험은 한 달에 한두 번씩 약 1년간 이어졌다.
이후에도 카지노 관련 자료를 가리지 않고 모았다.
"카지노에 직접 가 보니 사람들이 왜 도박에 빠지면 쉽게 못 헤어나오는지 알겠더라고요.
도박하는 사람들은 게임이 공정하게 진행된다고 여기지만 착각입니다.
이런 사람일수록 자신이 돈을 잃은 것은 단지 운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여기죠.시간이 흐를수록 카지노에 유리하다는 사실은 까맣게 잊고 말입니다."
소설은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주인공 앞에 오래 전 헤어진 애인 수진이 나타나 함께 도박을 해보자는 제안을 하면서 시작된다.
10억원이라는 엄청난 금액을 카지노에서 몽땅 써버리자는 것.황당한 요구에 응하지 않으려던 주인공은 수진의 이혼 사실을 알고 마음이 흔들린다.
잠시 고민한 뒤 2년 만에 처음 낸 휴가의 대부분을 도박하는 데 보내기로 결심한다.
소설가 박범신씨는 "정체성의 상실로 가파른 자본주의적 경쟁의 바다에서 부유하는 존재의 아릿한 슬픔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이 소설의 장점"이라고 평했다.
"소설은 무엇보다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신씨는 앞으로 인간의 다면성에 초점을 맞춘 소설을 쓸 계획이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
1억원 고료의 제3회 세계문학상을 받은 신경진씨(38).그의 수상작 '슬롯'(문이당)은 카지노라는 제한된 공간을 무대로 한 소설이다.
왜 하필 카지노일까.
"카지노는 불합리한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축약해 보여줄 수 있는 공간입니다.
다수가 잃고 소수가 이득을 보는 곳이지요.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는 우리 사회와 꼭 닮았습니다.
너나없이 경쟁에 내몰리지만 필연적으로 패배자와 낙오자가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측면에서도 비슷합니다."
캐나다에서 영문학과 컴퓨터사이언스를 공부하고 귀국한 그는 친구의 권유로 우연히 정선 카지노에 들렀다가 이 소설을 쓰게 됐다.
카지노 체험은 한 달에 한두 번씩 약 1년간 이어졌다.
이후에도 카지노 관련 자료를 가리지 않고 모았다.
"카지노에 직접 가 보니 사람들이 왜 도박에 빠지면 쉽게 못 헤어나오는지 알겠더라고요.
도박하는 사람들은 게임이 공정하게 진행된다고 여기지만 착각입니다.
이런 사람일수록 자신이 돈을 잃은 것은 단지 운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여기죠.시간이 흐를수록 카지노에 유리하다는 사실은 까맣게 잊고 말입니다."
소설은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주인공 앞에 오래 전 헤어진 애인 수진이 나타나 함께 도박을 해보자는 제안을 하면서 시작된다.
10억원이라는 엄청난 금액을 카지노에서 몽땅 써버리자는 것.황당한 요구에 응하지 않으려던 주인공은 수진의 이혼 사실을 알고 마음이 흔들린다.
잠시 고민한 뒤 2년 만에 처음 낸 휴가의 대부분을 도박하는 데 보내기로 결심한다.
소설가 박범신씨는 "정체성의 상실로 가파른 자본주의적 경쟁의 바다에서 부유하는 존재의 아릿한 슬픔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이 소설의 장점"이라고 평했다.
"소설은 무엇보다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신씨는 앞으로 인간의 다면성에 초점을 맞춘 소설을 쓸 계획이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