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되는 제10기 5차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국회)는 중국 외국인투자정책의 큰 물줄기를 바꾸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세금 혜택을 철회하는 기업소득세법이나 사유재산보호를 명문화한 물권법(物勸法)은 중국에 대한 투자 전략을 다시 짜야 할 만큼 영향을 미칠 법안이다.

전인대에서 이들 법안이 어떻게 통과되느냐에 따라 전인대 이후 상반기 중 심의될 신노동계약법,직업촉진법 등 경영환경을 뒤바꿀 주요 법안들의 향방도 가늠할 수 있다.

이번 전인대는 그런 점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중대한 분수령이 되는 셈이다.

◆ 기업소득세법

외국인 투자자에게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법안이다.

내·외국인 간의 법인세를 통일하는 게 골자다.

현재 중국인이 경영하는 회사의 법인세율은 33%이지만 외국회사는 17%만 낸다.

그러나 이번 법안은 내·외국인이 모두 25%의 세금을 내는 것으로 단일화시켰다.

하반기 중 시행될 전망이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두 가지의 큰 부담을 안게 된다.

직접적으로는 세금이 늘어나는 데 따른 이익의 감소다.

이익이 줄어들면서 투자 또한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더 큰 문제는 중국업체들의 자금 여력은 상대적으로 좋아진다는 것이다.

세율이 대폭 낮아지면서 시장에서 강력한 마케팅정책을 펴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중국회사가 전가의 보도처럼 쓰는 저가격정책이 더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한 중국 진출 한국기업 관계자는 "중국 내수시장 경쟁이 치열한데 우리는 무기를 빼앗기고 상대방은 새로운 무기를 하나 더 들고 싸우게 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 물권법

외국인 투자자의 시각에선 투자의 안정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변칙적이긴 하지만 토지공유제가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후 58년 만에 사유제로 변화하기 때문이다.

현행 토지보유 규정은 개인은 70년,기업은 40년간 토지 이용권을 갖도록 돼 있다.

문제는 이용 기간이 지난 뒤의 규정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토지를 영구소유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에 투자하는 것을 꺼리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전인대 전체회의에 넘어온 물권법은 이용기간이 지난 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토지 이용권이 자동연장되도록 했다.

물론 재계약이라는 형식을 갖춰야 하지만 법으로 개인의 소유권을 보호토록 한 것이다.

◆ 신노동계약법·직업촉진법

신노동계약법과 직업촉진법은 상반기 중 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심의된다. 신노동계약법은 해고를 까다롭게 하고 노조의 권한을 대폭 강화시키는 게 주요 내용으로 정리해고 등이 일반화된 글로벌 스탠더드와는 맞지 않는다는 평이다.

또 직업촉진법은 각 지방정부가 고용시장을 관장토록해 기업들에 대한 고용 압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번에 상정된 법안들이 당초의 안대로 통과되지 못할 수도 있다.

물권법의 경우 최초 심의에 들어간 지 13년 만에 전체회의에 회부됐다.

공산당 서열 2위인 우방궈 전인대 상무위원장 등 3257명의 보수파들이 이번 전인대를 앞두고 물권법에 반대하는 서명을 벌인 만큼 격론이 예상된다.

그러나 중국의 외국인 정책이 대 변화의 시점에 와있는 것은 분명하다.

코트라 베이징무역관 이종일 관장은 "이번 전인대는 중국의 외국인 정책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자리"라며 "앞으로 한국을 비롯한 외국기업들은 대중국 비즈니스 전략을 다시 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