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人大 움직이는 공산당의 힘] "이념보다 경제성장이 중요 자본가 계급도 우리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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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톈안먼(天安門)광장의 인민대회당은 중국 정치1번가로 통하는 곳이다.
우리로 치자면 국회의사당쯤 된다.
인민대회당이 다시 북적대고 있다.
3일 열리는 정치협상회의(정협),5일 개막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앞두고 축제 분위기이다.
'량후이(兩會·정협 및 전인대)'시즌이 시작된 것이다.
이 회의를 이끄는 실질적 주체는 공산당이다.
각계 주요 인사가 참여하는 국정토론의 장인 정협은 공산당이 짠 각본에 따라 진행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인대는 공산당 정책을 추인하는 '고무도장'에 비유되곤 한다.
전형적인 공산당 독재체제다.
공산당은 지난 30여년 동안 중국경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공산당이 없으면 신중국도 없다(沒有共産黨,沒有新中國)'는 혁명시기의 말은 지금도 중국인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온다.
량후이 개최를 계기로 중국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불리는 공산당의 힘을 추적해 본다.
◆공산당은 어떤 조직
중국 최고 엘리트 집단이다.
한반도 인구와 맞먹는 7000여만명의 당원을 둔 세계 최대 정당이다.
가입신청을 한다고 모두 공산당 당원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지적능력,의식의 순결성,봉사심,애국심 등 엄격한 검증작업을 거쳐야 공산당원의 '명예'를 얻을 수 있다.
선거철만 되면 입당서류를 들고 억지 입당을 강요하는 우리나라 정당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13억 인구의 거대한 중국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는 힘은 공산당의 장악력에서 나온다.
모든 정부기관에는 공산당 조직이 세포처럼 뻗쳐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중국 주요 기업에는 흔히 노조로 번역되는 '공회(工會)'조직이 있다.
그러나 공회는 우리 시각에 노조로 보일 뿐 실제로는 당 조직이다.
"공회는 공산당 지도하의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결합한 노동자계급 대중조직,공산당과 노동자들을 연결하는 교량,노동자의 이익 대표"라는 공회 규정이 이를 보여준다.
엄격한 선발 과정을 거쳐 뽑힌 엘리트들이 국가비전을 창출하고,또 강력한 국가 장악력을 통해 그 비전을 실현시킬 수 있는 국가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끊임없는 자기혁신
공산당의 또 다른 힘은 자기혁신이다.
글로벌화되고 있는 국제 정세변화에 대응,변화에 앞서 당의 변신을 꾀하고 변화를 이끌어간다.
이를 위해 지속적이고 조직적으로 당원을 교육한다.
중국은 싱가포르 미국 일본 등의 명문 대학에 관리들을 파견,그들의 시각을 넓히고 있다.
국내에서도 당원 교육은 계속된다.
공산당은 각계 유력 당원을 뽑아 당교(黨校)에 입학시켜 재교육을 실시한다.
이곳에서 학생(당원)들은 세계 정치경제 움직임,국가전략 수립 등을 배운다.
현재 중국 전역에는 각급 당교 1600개가 설립되어 있다.
이 교육과정을 통해 핵심당원들은 글로벌 시각을 갖추게 된다.
◆탈(脫)이념화
1970년대 말 실용주의노선을 걷기 시작한 중국 공산당은 갈수록 탈(脫)이데올로기 성향을 보이고 있다.
겉으로는 마르크스-레닌주의,마오쩌둥 사상을 외치지만 안으로는 이념의 굴레를 벗어던진 지 오래다.
공산당은 오히려 '인민의 생활수준 향상에 이로운 것이면 무엇이든 좋다'라는 현실주의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
국민을 배불리 먹일 수 있다면 어떤 체제나 제도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얘기다.
사영기업이 늘어나고,자본가 계급이 출현하자 공산당은 2000년 초 '자본가 계급도 우리 편'이라는 '3개대표(三個代表)'이론을 발표하기도 했다.
사회변화를 선도하고,그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유연성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민주화 운동의 역풍 불까
일각에서 올림픽 후 중국에서 반(反)공산당 민주화 운동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그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민주화 운동은 공산당을 대체할 만한 정치세력이 있을 때 가능하다.
그러나 중국에는 공산당 이외의 정치세력은 존재할 수 없는 시스템이 정착됐다.
게다가 중국인 대부분은 공산당의 몰락은 곧 중국의 몰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잘 안다.
현실적인 성향이 강한 중국인들은 물질적으로 풍족하다면 체제쯤은 문제 삼지 않는다.
에즈라 보겔(Ezra Vogel) 하버드대 교수는 "중국은 올림픽을 계기로 국제적 자부심이 커지게 되고,이로 인해 보다 개방적인 성격의 새로운 민족주의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렇게 된다면 세계는 민족주의적 성향이 훨씬 강해진 중화(中華)주의와 맞부딪치게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중 사이에 고구려 공정과 같은 종류의 갈등이 더욱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차기 후계 구도는
중국 제4세대 정치지도자인 후진타오 체제는 올 가을 열릴 17차 당대회를 기점으로 집권 2기로 접어든다.
그는 5년 후인 2012년 제5세대 지도자에게 자리를 물려주게 된다.
누가 후 주석의 뒤를 이을 것인가를 놓고 베이징 정계의 예측이 무성하다.
가장 유력하게 꼽히는 후보는 후 주석의 권력기반인 공청단 출신 리커창(李克强·52) 랴오닝성 당서기다.
'리틀 후진타오'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후 주석의 노선을 가장 충실히 따르고 있다.
후 주석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태자당(간부들의 자제) 출신이자 법학박사인 저장성 당서기 시진핑(習近平·53)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 밖에 공청단 출신인 리위안차오(李源潮·57) 장쑤성 당서기,태자당 출신으로 국무원 부장(장관)에 진입한 보시라이(薄熙來·58) 상무부장,왕치산(王岐山·59) 베이징 시장 등도 자주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나이는 2010년에 60이 넘는다는 결정적인 약점이 있다.
최근 중국 언론에서 '연경화(年輕化·세대교체)'의 사례로 자주 거론되고 있는 공청단 중앙서기처 제1서기 후춘화(胡春華·44),후난(湖南)성 대리성장 저우창(周强·47),농업부장 쑨정차이(孫政才·44) 등도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베이징 정가에서는 후 주석이 이들을 제6세대 지도자로 키우기 위해 사전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는 덩샤오핑이 1992년 50세 나이의 후진타오를 차세대 지도자로 낙점,후계자 교육을 시켰던 것을 연상케 한다.
한우덕 기자 woodyhan@hankyung.com
우리로 치자면 국회의사당쯤 된다.
인민대회당이 다시 북적대고 있다.
3일 열리는 정치협상회의(정협),5일 개막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앞두고 축제 분위기이다.
'량후이(兩會·정협 및 전인대)'시즌이 시작된 것이다.
이 회의를 이끄는 실질적 주체는 공산당이다.
각계 주요 인사가 참여하는 국정토론의 장인 정협은 공산당이 짠 각본에 따라 진행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인대는 공산당 정책을 추인하는 '고무도장'에 비유되곤 한다.
전형적인 공산당 독재체제다.
공산당은 지난 30여년 동안 중국경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공산당이 없으면 신중국도 없다(沒有共産黨,沒有新中國)'는 혁명시기의 말은 지금도 중국인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온다.
량후이 개최를 계기로 중국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불리는 공산당의 힘을 추적해 본다.
◆공산당은 어떤 조직
중국 최고 엘리트 집단이다.
한반도 인구와 맞먹는 7000여만명의 당원을 둔 세계 최대 정당이다.
가입신청을 한다고 모두 공산당 당원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지적능력,의식의 순결성,봉사심,애국심 등 엄격한 검증작업을 거쳐야 공산당원의 '명예'를 얻을 수 있다.
선거철만 되면 입당서류를 들고 억지 입당을 강요하는 우리나라 정당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13억 인구의 거대한 중국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는 힘은 공산당의 장악력에서 나온다.
모든 정부기관에는 공산당 조직이 세포처럼 뻗쳐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중국 주요 기업에는 흔히 노조로 번역되는 '공회(工會)'조직이 있다.
그러나 공회는 우리 시각에 노조로 보일 뿐 실제로는 당 조직이다.
"공회는 공산당 지도하의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결합한 노동자계급 대중조직,공산당과 노동자들을 연결하는 교량,노동자의 이익 대표"라는 공회 규정이 이를 보여준다.
엄격한 선발 과정을 거쳐 뽑힌 엘리트들이 국가비전을 창출하고,또 강력한 국가 장악력을 통해 그 비전을 실현시킬 수 있는 국가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끊임없는 자기혁신
공산당의 또 다른 힘은 자기혁신이다.
글로벌화되고 있는 국제 정세변화에 대응,변화에 앞서 당의 변신을 꾀하고 변화를 이끌어간다.
이를 위해 지속적이고 조직적으로 당원을 교육한다.
중국은 싱가포르 미국 일본 등의 명문 대학에 관리들을 파견,그들의 시각을 넓히고 있다.
국내에서도 당원 교육은 계속된다.
공산당은 각계 유력 당원을 뽑아 당교(黨校)에 입학시켜 재교육을 실시한다.
이곳에서 학생(당원)들은 세계 정치경제 움직임,국가전략 수립 등을 배운다.
현재 중국 전역에는 각급 당교 1600개가 설립되어 있다.
이 교육과정을 통해 핵심당원들은 글로벌 시각을 갖추게 된다.
◆탈(脫)이념화
1970년대 말 실용주의노선을 걷기 시작한 중국 공산당은 갈수록 탈(脫)이데올로기 성향을 보이고 있다.
겉으로는 마르크스-레닌주의,마오쩌둥 사상을 외치지만 안으로는 이념의 굴레를 벗어던진 지 오래다.
공산당은 오히려 '인민의 생활수준 향상에 이로운 것이면 무엇이든 좋다'라는 현실주의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
국민을 배불리 먹일 수 있다면 어떤 체제나 제도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얘기다.
사영기업이 늘어나고,자본가 계급이 출현하자 공산당은 2000년 초 '자본가 계급도 우리 편'이라는 '3개대표(三個代表)'이론을 발표하기도 했다.
사회변화를 선도하고,그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유연성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민주화 운동의 역풍 불까
일각에서 올림픽 후 중국에서 반(反)공산당 민주화 운동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그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민주화 운동은 공산당을 대체할 만한 정치세력이 있을 때 가능하다.
그러나 중국에는 공산당 이외의 정치세력은 존재할 수 없는 시스템이 정착됐다.
게다가 중국인 대부분은 공산당의 몰락은 곧 중국의 몰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잘 안다.
현실적인 성향이 강한 중국인들은 물질적으로 풍족하다면 체제쯤은 문제 삼지 않는다.
에즈라 보겔(Ezra Vogel) 하버드대 교수는 "중국은 올림픽을 계기로 국제적 자부심이 커지게 되고,이로 인해 보다 개방적인 성격의 새로운 민족주의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렇게 된다면 세계는 민족주의적 성향이 훨씬 강해진 중화(中華)주의와 맞부딪치게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중 사이에 고구려 공정과 같은 종류의 갈등이 더욱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차기 후계 구도는
중국 제4세대 정치지도자인 후진타오 체제는 올 가을 열릴 17차 당대회를 기점으로 집권 2기로 접어든다.
그는 5년 후인 2012년 제5세대 지도자에게 자리를 물려주게 된다.
누가 후 주석의 뒤를 이을 것인가를 놓고 베이징 정계의 예측이 무성하다.
가장 유력하게 꼽히는 후보는 후 주석의 권력기반인 공청단 출신 리커창(李克强·52) 랴오닝성 당서기다.
'리틀 후진타오'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후 주석의 노선을 가장 충실히 따르고 있다.
후 주석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태자당(간부들의 자제) 출신이자 법학박사인 저장성 당서기 시진핑(習近平·53)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 밖에 공청단 출신인 리위안차오(李源潮·57) 장쑤성 당서기,태자당 출신으로 국무원 부장(장관)에 진입한 보시라이(薄熙來·58) 상무부장,왕치산(王岐山·59) 베이징 시장 등도 자주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나이는 2010년에 60이 넘는다는 결정적인 약점이 있다.
최근 중국 언론에서 '연경화(年輕化·세대교체)'의 사례로 자주 거론되고 있는 공청단 중앙서기처 제1서기 후춘화(胡春華·44),후난(湖南)성 대리성장 저우창(周强·47),농업부장 쑨정차이(孫政才·44) 등도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베이징 정가에서는 후 주석이 이들을 제6세대 지도자로 키우기 위해 사전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는 덩샤오핑이 1992년 50세 나이의 후진타오를 차세대 지도자로 낙점,후계자 교육을 시켰던 것을 연상케 한다.
한우덕 기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