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중국발 조정을 어떻게 볼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투자자들로선 조정을 이용해 매수에 나서야 할지,아니면 추가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보유 주식을 팔아야 할지 헷갈린다.

단기 급락에 따른 저점 매수 시점이라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지만 상반기 중 고점 경신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일단 향후 중국 변수의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엔화 강세 전환에 따른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저금리의 엔화 자금을 빌려 해외에 투자하는 거래) 청산 가능성,유가 강세,4조원에 이르는 매수차익잔액 등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급한 불은 껐는데…

28일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60포인트 이상 밀리며 공황 상태까지 몰렸다.

전날 중국 증시 급락 영향으로 세계 증시가 동반 폭락세를 나타낸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코스피지수는 이날 오후 들어 비교적 빠른 속도로 회복해나갔다.

전문가들은 급락세의 단초를 제공했던 중국발 쇼크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날 각각 8%대 하락했던 상하이A·B지수가 상승세로 반전한 데다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도 공세가 장 후반 들어 주춤해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국발 쇼크가 시장가치 훼손에 따른 것으로 보기 힘든 만큼 향후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의 긴축정책 발언은 실물경제를 위축시키겠다는 뜻보다는 대출을 통한 주식 투자를 규제하겠다는 의미며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렇지 않아도 그동안 세계 증시 랠리로 피로가 쌓인 상태에서 조정 빌미를 제공했을 뿐이라는 지적이다.

긍정적인 의견도 많다.

전 세계 투자자금을 빨아들이던 중국 증시가 위축되면서 그동안 비교적 상승폭이 낮았던 한국과 일본 증시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박효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수가 더 강화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해외 펀드에 몰렸던 국내 유동자금이 우리 증시로 재유입될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곳곳에 변수,증시 부담 가중

하지만 크게 위축된 투자심리가 쉽게 풀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일단 9개월째 달려온 미국 증시가 숨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때마침 곳곳에 복병으로 숨어있던 악재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우선 달러화 가치에 대한 불안과 엔화 강세로 인한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 청산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가 강세와 미국 기업들의 실적 둔화도 이에 맞물려 증시에 부담감을 안겨주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조정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중장기 증시 상승에 대한 관점은 그대로 유지하지만 단기적으로는 1400선을 다시 내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영익 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과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 코스피지수는 이미 고점을 찍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