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의 급락에 세계 증시가 도미노처럼 쓰러지고,국내에서는 주가 폭락과 함께 원·엔 환율이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종일 요동쳤다.

중국 증시의 괴력이 국제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보기 힘든 광경이 연출된 것이다.

세계를 혼란에 빠뜨렸던 중국 상하이 증시는 그러나 28일 3.94%나 상승,다른 증시의 폭락과 대조를 보였다.

글로벌 마켓의 대혼란은 지난 27일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가 8.8% 폭락하면서 시작됐다.

그 여파는 유럽에 이어 뉴욕 증시를 강타해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이날 각각 3.29%,3.86%씩 급락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뉴욕 시장이 무너지자 멕시코 브라질 등 남미 신흥 증시가 6% 이상 폭락하고,이어 28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도 속절없이 무너졌다. 코스피지수는 37.26포인트(2.56%) 하락한 1417.34로 마감하며 낙폭을 줄였지만 장중에는 60포인트 가까이 폭락했다.

코스닥지수도 10.59포인트(1.73%) 떨어진 600.93으로 거래를 마쳤다.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와 홍콩 항셍지수도 2.85%,2.14%씩 하락했다.

올 들어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승승장구하던 글로벌 증시가 중국 증시의 기침 한 방에 추풍낙엽처럼 쓰러진 셈이다. 시장은 중국 증시의 급락과 세계 증시의 동반 급조정에 당혹해 하고 있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그다지 비관적이지 않다.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과도한 반응일 뿐,곧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평가다.

임태섭 골드만삭스 한국대표는 "글로벌 증시에 충격파를 던진 중국 증시 폭락이 중국 자산 가격에 뚜렷하게 거품이 끼었거나 펀더멘털(내재가치)에 이상이 있기 때문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펀더멘털보다 그동안 시장이 단기간에 급하게 오른 데 따른 조정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전날 미국 증시의 과도한 급락에 대해 뭔가 다른 요인이 있을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전략가는 "만약 뉴욕 증시 폭락이 선진국 증시의 추세적 하락뿐 아니라 글로벌 경기의 악화 가능성을 반영하는 것이라면 상당 기간 충격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하루 새 100엔당 17.20원이나 급등한 796원85전에 마감됐다.

이는 지난해 12월8일 798원60전 이후 근 석 달 만의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941원80전으로 전날보다 3원 오른 반면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18.19엔으로 2.23엔이나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금리는 3년 만기 국고채와 5년 만기 국고채가 각각 전날과 같은 연 4.86%와 4.88%에 마감됐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