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향해 힘겹게 첫 걸음을 내디뎠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22세 이하(U－22) 올림픽대표팀은 28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올림픽 아시아지역 2차예선 F조 1차전에서 후반 23분 양동현의 결승골로 중동의 복병 예멘을 1－0으로 제압했다.

첫 승을 신고했지만 시종 답답하고 성에 차지 않은 졸전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3위 예멘은 전력이 베일에 가려진 '도깨비팀'으로 불렸지만 분명히 한 수 아래 약체다.

게다가 경기 전날에야 입국해 훈련은커녕 시차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한 채 치른 경기였다.

박주영과 양동현을 투톱에 놓고 김승용과 이승현을 좌우 날개로 배치한 올림픽팀은 백지훈 오장은이 중원에서 공수 흐름을 조율하며 조심스레 경기를 풀어 나갔다.

전반엔 1만1000여 관중들이 한숨을 쉴 정도로 답답한 경기였다.

경기 시작 33분 만에 이승현이 벼락 같은 슈팅으로 크로스바를 맞힌 게 유일하게 볼 만한 장면이었다.

양동현이 두 차례 헤딩슛,백지훈과 김승용이 중거리슛을 노렸지만 위협적이지 못했다.

득점의 물꼬를 튼 주역은 박주영과 양동현이었다.

박주영은 후반 18분 미드필드 왼쪽에서 볼을 낚아채자 김승용과 2 대 1 월 패스를 시도했다.

박주영은 김승용이 볼을 되차 주자 몇 발짝 더 치고 들어간 뒤 무인지경에 있던 양동현에게 다시 볼을 밀어줬다.

양동현은 문전으로 뛰어들며 가볍게 예멘의 그물을 갈랐다.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박주영은 후반 40분 예멘 선수를 넘어뜨리는 비신사적인 행위를 저질러 주심으로부터 '레드카드'를 받고 곧바로 퇴장당했다.

박주영은 다음 예선 경기에 뛰지 못하는 것은 물론 사안의 경중에 따라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추가 징계 대상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대표팀은 14일 아랍에미리트(UAE)와 원정 경기로 예선 2차전을 치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