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과 아프리카 중남미 동유럽 등 신흥 개발도상국이 현대자동차의 주요 해외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고유가로 중동 지역의 구매력이 늘어나고 경제 개발로 신흥 개도국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미국 서유럽 중국 인도 등에 비해 주목받지 않았던 이들 지역이 현대차의 '롱테일 시장'(상위 20%를 앞지르는 하위 80%의 시장)으로 떠오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가 해외에서 판매한 188만9463대 중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동유럽지역의 판매량 합계는 40만4044대로 전체의 21.4%를 차지했다.

이는 서유럽시장의 작년 판매량(33만2259대)을 앞지른 동시에 현대차의 최대 해외시장인 미국시장 규모(45만5516대)에 근접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중동·아프리카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18.1% 증가한 20만8019대로 해외 판매량의 11.0%를 차지했다.

이 지역에서 현대차의 판매량 증가율은 세계 최고의 자동차 시장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21.6%)에 맞먹는 수준이다.

지난해 7만2036대가 팔린 동유럽은 23.3%의 증가율로 현대차의 해외시장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중남미에서는 전년 대비 11.3% 늘어난 12만3989대가 판매됐다.

반면 미국시장의 판매량은 전년보다 0.1% 증가하는 데 그치고 서유럽에서는 오히려 5.1% 감소,2003년 58.7%에 이르던 미국과 서유럽시장 비중은 지난해 41.7%로 줄었다.

이에 따라 성장 속도가 눈부신 신흥시장 공략을 위한 현대차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현대차는 연초 조직개편을 하면서 기존의 미주팀을 북미팀과 중남미팀으로 분리,중남미시장 공략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중동과 아프리카로 자동차를 수출하는 터키공장 생산라인을 증설,지난해 6만1000대보다 47.5%나 증가한 9만대를 생산·판매키로 했다.

이는 현대차의 올해 해외공장 중 가장 높은 생산 증가율 목표치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GM 도요타 폭스바겐 등은 '넥스트 이머징마켓'(차세대 신흥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신흥 개도국에서 급증하고 있는 중산층을 목표로 한 적극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