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와 원·엔 환율의 급락 등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수출이 두자릿수로 늘었다.

주력 수출기업들의 경쟁력이 예전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높아진 데다 수출시장 다변화 전략이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수출 호조세는 내수 침체의 와중에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역할을 하고 있다.

1일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2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통관 기준으로 지난해 2월에 비해 11.3% 늘어난 264억70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이에 따라 수출은 지난해 2월부터 13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달엔 설 연휴가 끼어있었던 데다 원·엔 환율이 한때 760원대까지 급락한 여파로 수출이 한자릿수 증가에 머물 것으로 관측됐었다.

하지만 반도체(19.6%) 석유화학(26.6%) 철강제품(36.6%) LCD패널(26.6%) 등 주력 품목들의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면서 전체로도 두자릿수 수출 증가율을 이어갔다.

1월과 2월을 합친 연초 2개월 수출 증가율은 16.0%로 지난해 전체 증가율 14.4%를 웃돌았다.

이에 대해 차동형 산자부 수출입팀장은 "세계시장이 아직까지 견조한 데다 반도체 LCD 철강 유화 등 주력기업들이 웬만한 변수는 이겨낼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수출업체들이 동남아 중동 중남미 동유럽 등 신흥시장을 적극 개척한 것도 수출 증가에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초 두달간 지역별 수출 증가율을 보면 일본이 -5.4%였고 미국(15.8%) 유럽(15.7%) 중국(25.4%)은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신흥시장으로의 수출 증가율은 이보다 훨씬 높아 △아세안 32.5% △중동 39.5% △러시아 72.8% △동유럽 70.6% △중남미 60.0% 등 급증하는 추세다.

한편 지난달 수입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7.5% 증가하는데 그친 252억7000만달러에 머물렀다.

국제유가의 하향 안정세로 원유 수입액과 LNG 수입액이 각각 10억달러와 3억달러가량 줄었다.

지난달 무역수지 흑자는 12억달러로 지난해 2월의 2억8000만달러에 비해 9억달러 이상 늘었다.

산자부는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나 원·엔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이 같은 수출 호조세가 끝날 수 있다고 보고 환변동보험 확대 등 위험관리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