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이 미국 뉴욕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국이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됐지만 이는 위기이자 기회라며 중국 경제의 버블 논란에도 불구하고 SK그룹의 중국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포시즌 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소사이어티 초청 강연에서 'SK의 성장과 미래'라는 주제의 발표를 마친 뒤 특파원들에게 이같이 밝혔다.

그는 주변 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이를 충분히 극복해 글로벌 기업을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최 회장은 "최근 중국 경제의 버블 논란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중동과 함께 SK의 최대 투자 지역"이라며 "중국은 고도의 경제 성장으로 인프라 사업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SK는 주로 인프라 사업에 투자하고 있으므로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며 "SK그룹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중국이 발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SK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계획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SK㈜ SK텔레콤 등도 해외에서 돈을 벌도록 만들겠다"며 "이미 그런 전략을 갖고 착실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글로벌 경영의 대상으로 중국 두바이 등 특정 국가만을 생각하고 있지는 않으며 여러 국가와 다양한 형태의 관계를 맺어가며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SK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일명 '장하성 펀드'가 지분을 매입해도 거리낄 게 없다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전경련 차기 회장 선출과 관련해서는 "일부에서 거론하는 '젊은 사람'이 내가 아니라는 건 여러분이 더 잘 알지 않느냐"며 우회적으로 관심 없음을 나타냈다.

최 회장은 이날 유창한 영어로 주제 발표와 질의 응답을 가졌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