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란 말이 있다.

밴드(band)를 태운 왜건(wagon)이 소란스럽게 연주하며 마을을 지나가면 사람들이 궁금해 하며 모여들고 이를 본 다른 사람들도 군중심리에 편승해 더욱 더 몰린다는 말이다.

주식시장에서도 이 같은 논리가 자주 적용된다.

특정 주식 또는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 가격이 펀더멘털 이상의 가치를 훨씬 넘어서는 수준으로 치닫게 된다.

문제는 이렇게 높아진 가격과 펀더멘털의 괴리가 지나치게 커졌을 때 일반투자자에게 미치는 심리적 영향이다.

급작스러운 변동성 장세에 직면한 일반인은 당장의 움직임에 일희일비하면서 시장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그 대안으로 펀드와 같은 간접투자 방식을 제시하고 있는데 실제로 많은 적립식 투자자들은 오히려 수익을 노릴 수 있는 기회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지난주 국내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보이면서 시황관이 예전 같으면 비관론 일색이었을 것인데 펀드 시장이 커지면서 긍정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관측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하자면 폭락장세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려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번 한 주간 주식시장의 관심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먼저 내부적으로는 옵션 만기와 한국은행의 금리정책 동향이다.

민감도가 높아진 최근의 증시 여건 하에서 4조원에 육박하는 프로그램 매수잔액이 수급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

펀더멘털상의 자신감이 충분치 않다면 반발 매수세 유입을 크게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여기에다 한국은행의 금리정책 방향의 불확실성도 증시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어 시장은 내심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분위기지만 부동산 문제에다 최근 공공요금과 생필품값 인상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당장의 금리 인하는 어려운 상황으로 해석되고 있다.

증시에 활력을 줄 만한 요인보다는 부정적 변수들의 불확실 해소 관점에서 시장은 흐름을 잡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외부적 요인으로는 해외 증시의 상승추세 복원력 확인과 재차 부각되고 있는 글로벌경기 둔화 우려의 본질을 점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번 주는 어느 때보다 관망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현 시점이 장기추세의 훼손을 예단할 만한 시점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직접투자자들은 추세 고점 부근에서의 급락세라는 점에서 다소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적립식 투자자들은 아직은 느긋한 마음으로 대응하는 것이 가능하겠다.

이재호 미래에셋증권 자산운용컨설팅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