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아파트 내부에 '오디오·비디오(AV)룸' 만들기에 대한 관심이 높다.

DVD 같은 디지털 방식의 영상 재생기기를 이용하는 차원을 넘어 아예 거실이나 남는 방에 홈시어터 기기를 설치해 '개인 영화관'을 꾸미는 것이 유행이다.

여기에는 과거 일부 마니아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앰프,스피커 등 관련 기기들이 최근 들어 가격이 많이 떨어지면서 일반인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건설업체들이 아파트를 분양하기 전 설계단계에서부터 별도의 AV룸 공간을 마련하는 사례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5평 이하 작은 방에도 설치

실제 AV룸 만들기는 생각만큼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다.

기기 선택과 이웃집과의 소음 문제 등만 조금 신경쓰면 쉽게 시도해볼 수 있는 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AV룸은 30평형대 초반 아파트인 경우 3~5평 정도의 작은 방에 설치하는 사례가 많다.

넓은 거실보다 오히려 작은 방이 벽을 통해 울리는 생생한 음향 효과가 더 높아 영화관 같은 느낌을 크게 살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상층 다락방도 AV룸용 공간으로 적당하다.

발코니 등 자투리 공간을 사용하는 사례도 있다.

다만 홈시어터 기기가 습기와 온도에 취약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급적 발코니 쪽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00만원대 스피커면 충분

AV룸을 꾸밀 때 첫 번째로 고려할 점은 홈시어터 관련기기다.

가격이 많이 내렸다지만,그래도 AV룸 설치비용 가운데 대부분은 이들 기기값이 차지하기 때문이다.

홈시어터는 통상 5.1채널 스피커와 앰프같은 음향기기와 DVD플레이어,LCD 또는 PDP TV,프로젝터 등의 영상기기로 나뉜다.

5.1채널이란 스피커 5개(앞·뒤 각 2개,중앙 1개)와 저음을 내는 서브우퍼 1개를 이용,현장의 생생한 음향을 구현하는 시스템이다.

스피커와 앰프는 100만원대 중반의 자금을 들이면 괜찮은 성능의 보급형 제품을 마련할 수 있다.

일부 업체에선 50만원 안팎의 저가 패키지 제품도 내놓고 있지만,이런 제품들은 제대로 된 서라운드 음감을 살릴 수 없어 피하는 것이 좋다.

영상기기는 거실이라면 프로젝터와 대형 스크린을 이용해 영화관을 방불케 할 정도의 80~110인치짜리 화면을 구현할 수 있지만,3~5평 정도의 작은 방을 이용한 AV룸에서는 30~40인치대의 LCD·PDP가 무난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방음받침대로 소음 줄일 수 있어

홈시어터 기기를 선택하고 스피커 배치 등을 결정한 뒤에는 소음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특히 아파트에서는 소음이 큰 문제여서 애써 만든 AV룸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선 울림이 큰 서브우퍼 스피커 밑에 대리석이나 방진·방음 받침대를 깔아 소음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AV룸 바닥에 카펫을 깔거나 창문 쪽에 두꺼운 커튼을 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배선처리도 신경써야

배선처리도 유의해야 한다.

각종 음향·영상 기기들과 스피커에서 갈라져 나오는 배선만 해도 수십개나 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새로 이사를 가거나 인테리어 공사를 할 때 이 같은 배선들을 벽이나 천장에 묻는 작업을 동시에 하기도 한다.

거실이나 방에 AV시스템을 꾸밀 계획이 있다면 인테리어 공사를 하기 전에 업체와 미리 배선 문제를 협의하는 것이 좋다.

AV플라자(www.avplaza.co.kr)처럼 홈시어터 기기 선택과 설치,배선처리까지 한꺼번에 해결해주는 AV전문 업체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 AV룸의 출입문은 미닫이 문이나 바깥쪽으로 잡아 여는 문 구조로 바꾸는 것이 좋다.

밀고 들어가는 일반적인 문 구조를 사용할 경우 스피커를 놓을 공간이 없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