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만난 기관투자가들은 이미 중국 증시의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다만 단기간에 급락할 것인지 완만한 조정을 거칠지가 관심사였죠.중국 증시가 추가로 조정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급격한 하락세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조정을 거친 중국 증시는 곧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한국 증시에 미치는 충격도 크지 않을 겁니다."

윤용철 리먼브러더스증권 전무(리서치센터장)는 4일 "중국 증시가 지난해 급등에 따른 부담감으로 최근 급락했지만 중장기 상승 추세에는 변함이 없다"며 "자연스러운 조정을 거치는 것이 중국 증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 전무는 "중국 정부가 자본이득세를 신설할 것이라는 루머가 퍼진 데다 위안화 절상 가능성 등 긴축 신호까지 겹치면서 중국 증시 참여자들이 과민하게 반응했다"며 "대부분의 악재는 중국 정부가 부인하면 봉합될 문제들이어서 글로벌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코스피지수는 1400선을 기준으로 15∼20% 정도 상승 여력이 있다고 그는 평가했다.

국내 증시 향방의 열쇠는 정보기술(IT)주들이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전무는 "최근 IT 경기는 작년 말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했던 상황보다도 좋지 않아 증시가 상반기 중 탄력을 받기는 힘들 것"이라며 "그러나 디스플레이 부문을 중심으로 IT 경기가 살아나며 3분기부터 증시는 상승 추세를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소폭 순매수로 돌아선 외국인도 IT주가 주도주로 부상하는 것을 확인할 경우 하반기부터 매수 강도를 높일 것이란 설명이다.

지난해 한국 증시에서 약 11조원 순매도한 외국인은 IT주 비중을 대폭 낮춰놓은 상황이어서 3분기부터 IT주를 다시 매집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윤 전무는 한국 증시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선진국과 신흥시장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어있는 상황을 하루빨리 탈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만나보면 한국은 미국 유럽 일본과 같은 선진 증시에 끼지 못하면서 중국이나 인도와 같은 이머징시장이 갖고 있는 성장성도 부족해 현재로선 특별히 투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려면 시장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정부의 간섭이 줄어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전무는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변수들은 우호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2.5%에서 내년에는 2.8%대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도 올해 9.6% 성장에 이어 내년에는 9.8%로 성장률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일본은 올해 1.8% 성장에서 내년에는 2.5%까지 성장률이 크게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업종별로는 은행 조선 자동차 등을 높이 평가했다.

하반기에는 IT주를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은행주의 경우 이익안정성에 비해 현재 저평가돼 있어 장기간 보유하기에 가장 좋은 업종이라고 추천했다.

< 윤용철 리먼브러더스증권 전무 >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