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계 정상화를 위한 북한과 미국 간 공식 회담이 5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시작된다.

이를 위해 북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 등의 대표단이 지난 2일 뉴욕에 도착했다.

6자회담 한국 측 대표인 천영우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3일 저녁 김 부상과 회동한 뒤 "북 측이 초기단계 조치를 이행할 의지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 같다"고 말해 북·미 간 회담 분위기가 괜찮을 것임을 시사했다.

북·미 간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는 김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단장으로 5,6일 뉴욕의 유엔주재 미국대표부에서 열린다.

지난 '2·13합의'에 따라 개최되는 이번 회담은 2002년 10월 2차 북한 핵위기 발발 이후 4년5개월 만에 처음으로 열리는 북·미 간 공식 양자회담이다.

양측은 회담에서 북한의 테러지원국 지정 제외,적성국 교역금지법에 의한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해제,미사일 및 마약 등 북한의 불법활동 문제 등 양국 관계 정상화를 위해 풀어야 할 현안을 두루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첫 회의인 만큼 현안들에 대한 결론을 도출하기보다는 회담의 의제와 일정을 짜는 데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미 당국자들은 밝혔다.

천영우 본부장은 이날 김 부상과 뉴욕 밀레니엄호텔에서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북·미 간 회담결과는 미리 예단할 일이 아니다"면서도 "(영변 핵시설 폐쇄 및 불능화 등) 초기 단계 조치들이 순탄하게 이행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해 비교적 긍정적으로 보고 있음을 나타냈다.

한편 김 부상 일행은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지난 2일 뉴욕에 도착했다.

3일 낮에는 코리아소사이어티와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 등이 주최한 비공식 환영오찬에 참석했다.

미국은 김 부상 일행이 공항에 도착할 때부터 이례적으로 삼엄한 경호를 펼치고 있다.

김 부상은 2000년 10월 워싱턴을 방문했던 조명록 차수 이후 미국을 찾는 북한의 최고위급 인사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