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돈을 벌려면 생과일 음료 전문점이나 애견 미용점을 열어라.아니면 대학가에 김밥 전문점이라도 차려라.'

'기회의 땅'에서 글로벌 기업의 '격전장'으로 변해버린 중국시장에 대한 신(新) 공략법을 KOTRA가 제시했다.

임금 급등과 규제 강화로 인해 전통 제조업 투자 환경이 악화된 만큼 중국 사회의 새로운 흐름인 '테마경제'를 활용해 중국 시장을 직접 공략하라는 것이다.


KOTRA 상하이무역관이 4일 소개한 7대 중국 테마경제 중 첫 번째는 '녹색경제'.높아진 소득 수준에 맞춰 유기농 식품,약선(藥膳) 음식점,생과일 음료 전문점 등이 유망 업종으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중국 녹색경제 시장 규모는 1500억위안(약 18조원)에 달했으며,앞으로도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중국인들의 높아진 소득 수준은 '펫 경제'란 신조어도 만들어냈다.

상하이에서만 애완동물 양육비로 매년 6억위안(약 720억원)이 소비될 정도다.

동물병원,애견 미용점 등 애완동물 산업은 내년에는 150억위안(약 1조8000억원)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4억5000만명의 휴대폰 가입자를 겨냥한 '엄지경제' 시장도 급팽창하고 있다.

현재 휴대폰 게임,컬러링 등 부가서비스 시장 규모는 연간 1000억위안(약 12조원)에 달한다.

지분율 50% 범위 내에서 현지 업체와 합작해야 한다는 제약이 있지만,연간 성장률이 50%에 육박한다는 점에서 최고 유망 업종이란 게 KOTRA의 설명이다.

세차,주차장,중고차 판매,차량 인테리어 등을 지칭하는 '오토케어 경제'도 매년 20% 이상 커지고 있는 고성장 산업이다.

비교적 소자본인 20만~30만위안이면 창업할 수 있는 게 매력 포인트다.

중국 내 50여개 대학가에 현대식 캠퍼스촌이 형성되면서 이곳에 입주한 600만 대학생을 타깃으로 하는 '캠퍼스 경제'도 생겼다.

패스트푸드,북 카페,액세서리 전문점,디지털 전문점 등 신세대의 눈과 입을 자극하는 아이템이 인기다.

KOTRA 관계자는 "샨시성 시안의 대학가에는 현재 20여개의 한국식 김밥 전문점이 성업 중"이라며 "워낙 인기가 좋아 창업 후 6개월 만에 투자자금을 뽑아낸 곳도 많다"고 말했다.

'창의경제'와 'DIY경제'도 빼놓을 수 없는 중국사회의 새로운 트렌드다.

주문자 상표부착 방식(OEM) 생산에 치중했던 중국 정부가 최근 들어 창의산업에 시동을 걸면서 각종 디자인 설계와 아트갤러리 등 관련 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어서다.

DIY경제 역시 '남과 다른 나'를 추구하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1500억위안(약 18조원).도예공방,십자수 소품점,수공예 완구점,수정공방 등이 유망 업종으로 꼽힌다.

KOTRA 관계자는 "7대 테마경제는 중국 소비문화의 새로운 흐름을 보여주는 화두일 뿐"이라며 "테마창업으로 성공하기 위해선 나만의 아이디어를 접목해 '차별화'를 부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