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의 '관문'인 인천이 용틀임하고 있다.

송도·영종·청라지구 등 '트라이 앵글' 존으로 이뤄진 경제자유구역(IFEZ)이 변화의 동력이다.

특히 정부가 올해 이 구역에 대한 행정 규제를 대폭 완화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히면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국내외 투자유치가 가시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총 면적이 6200만평을 넘는 '트라이 앵글' 존의 개발에도 가속도가 붙어 올 들어 각종 대형 건축물과 기반시설들이 속속 공사에 들어가며 인천의 지도를 바꾸고 있다.

4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미국계 금융회사인 모건스탠리가 작년 말 송도에 3억5000만달러(3300억원 상당)를 투자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호주 맥쿼리은행이 지난 1일 청라지구 테마파크형 골프장 프로젝트에 자본금의 절반인 612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또 미국 부동산 개발 회사인 포트만 홀딩스는 송도지구 192만평 부지에 151층짜리 인천타워 등 총 110억달러 규모의 복합 개발을 추진 중이다.

현재 인천경제자유구역에 투자하기로 한 국내외 자본은 총 14건에 154억1790만달러(14조5390억원 상당,계약 기준)에 이른다.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투자자금까지 합치면 모두 280억5000만달러(26조4511억원,23건)에 달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정부가 연내 IFEZ를 규제 완화 선도 지역으로 발전시킬 것이라는 방침을 여러 차례 밝힌 이후 국내외 업체들의 투자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면서 "현재 투자의향서(LOI)를 보내온 업체들은 상당히 많지만,실제 해외 투자유치 실적은 적어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올 들어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주요 시설물이 잇따라 착공에 들어가는 등 개발도 활기를 띠고 있다.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송도지구(1611만평)에서는 지난 2월 동북아트레이드타워가 첫 삽을 뜬 데 이어 컨벤션센터 부속 호텔과 센트럴파크 등도 공사에 들어갔다.


한국을 대표할 랜드마크 빌딩인 151층짜리 인천타워와 600병상 규모의 외국인 병원 등도 연내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앞서 포스코건설은 최근 송도 신사옥 기공식을 마쳤고,2100명의 내·외국인 학생이 다닐 송도국제학교는 지난해 착공돼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영종지구(4184만평)도 이달 23일 인천공항∼김포공항을 연결하는 인천공항철도(40.3km)가 개통되는 것을 계기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토지공사는 자체 개발 부지(578만평)의 보상을 마무리하고 이달 말께 아파트 등 공동주택지 21개 블록을 첫 공급한 뒤 9월부터는 단지 조성 및 기반시설 공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서울과 가장 가까운 청라지구(538만평)는 주택 건설을 위한 대지 조성 공사가 한창이다.

특히 올 11월에 중·대형 아파트를 첫 분양할 예정이어서 벌써부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실수요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인천발전연구원과 산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인천경제자유구역의 도로 등 기반시설 건설비는 개발이 완료되는 2020년까지 14조7610억원에 달한다.

올해 전·후방산업 연관 효과를 포함한 전체 개발 효과만 48조3735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인천 지역내총생산(GRDP) 37조6866억원(2005년 기준)의 1.28배에 이르는 것이다.

2020년까지 인천지역 산업에 미치는 직접 효과는 인천 GRDP의 8.18배인 308조981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인천 '트라이앵글' 존은 비행거리 3시간30분 이내에 도쿄 베이징 등 인구 100만명 이상인 국제도시를 51개 확보하고 있어 20억명 규모의 시장을 '1일 비즈니스권'에 둘 수 있다는 게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설명이다.

인천=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