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에 '서브프라임(subprime·비우량) 모기지'의 부실 파문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메릴린치,모건스탠리 등 월가 대형 투자은행(IB)의 채권조차 부실위험이 가미돼 투기등급보다 겨우 두 단계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런가하면 검찰이 모기지 회사의 분식혐의에 대한 조사에 나서 분위기는 더욱 뒤숭숭해지고 있다.

지난 2일 뉴욕 금융시장에서 형성된 골드만삭스 등 3개 IB가 발행한 채권의 '크레딧디폴트스와프(CDS)' 가격은 'Baa2' 신용등급을 가진 채권의 CDS 가격과 비슷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를 인용해 보도했다.

Baa2등급은 이들 3개사에 무디스가 부여한 실제 신용등급 'Aa3'보다 다섯 단계나 낮다.

무디스가 투기등급으로 분류한 이른바 정크본드보다는 겨우 두 단계 높은 수준이다.

세계 최고의 IB 채권이 쓰레기채권으로 전락할 직전에 처해 있다는 얘기다.

CDS란 특정 회사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처할 경우 그 회사가 발행한 채권에 대해 지불을 보증받는 대가로 일정한 금액을 지급하는 파생상품거래를 말한다.

지급하는 가격이 비쌀수록 그만큼 디폴트 가능성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

지난 2월 말 골드만삭스의 CDS가격은 1000만달러당 3만5000달러로 2005년 6월 이후 2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2일엔 3만2775달러로 다소 낮아졌지만 연초의 2만1500달러보다는 여전히 52%나 상승한 상태다.

메릴린치와 모건스탠리도 비슷한 수준에 거래됐다.

이는 도이체방크의 CDS가 1만2900달러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월등히 비싼 것이다.

이처럼 최근 들어 CDS 값이 급등하고 있는 것은 이들 회사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상당히 노출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