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원·엔환율은 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100엔당 822.8원에 마감,지난 2월9일 760원대를 기록한 이래 한 달도 안되는 사이 무려 6.9%나 올랐다.

서울증시도 어제 종합지수가 2.71%나 떨어지면서 1370선으로 밀렸다. 엔화가치의 급격한 상승이 우리 금융시장 전반에 심상치 않은 파장을 가져오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憂慮)하지 않을 수 없는 현상이다.

엔화 가치는 일본의 경제회복에 비춰 그동안 비정상적으로 낮게 평가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또 원·엔환율 상승은 우리의 고질적인 대일 무역적자 해소와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 회복에 도움을 주는 등 긍정적인 측면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번 엔화 가치 급등은 중국 증시 폭락 이후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엔화자금을 빌려 고금리의 외국자산에 투자하는,이른바 '엔캐리 트레이드'자금이 일부 정리되면서 빚어졌고,이에 따라 글로벌 증시 하락이 수반되고 있는 점을 무엇보다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지난달 일본은행의 금리인상과 중국 위안화 절상 및 금리인상 가능성 등으로 달러화가 엔화에 대해 급락세를 보이면서 국제 금융시장 전체의 변동성을 높이고 있는 양상이다.

앞으로 이 같은 현상이 심화되면 엔캐리 거래의 청산이 더욱 가속화되면서 원·엔 환율의 폭등세가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 경우 당장 국내 금융 및 주식시장의 혼란은 말할 것도 없고,대규모로 유입된 엔화 자금의 대출기업들에 막대한 환차손(煥差損)을 입힐 수밖에 없다.

엔화 대출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51억달러로 2005년 말에 비해 한햇동안에만 무려 52억달러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물론 엔캐리 거래의 급격한 청산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아직은 우세하다.

앞으로 일본이 몇 차례 금리를 더 올리더라도 주요국과 여전히 상당한 금리격차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다.

외환 당국은 국제 금융시장의 움직임과 엔화 자금의 동향을 어느 때보다 예의주시,급격한 엔캐리 청산과 이로 인한 금융시장 혼란을 막기 위한 대응방안 마련에 만전(萬全)을 기할 필요가 있다.

엔화 차입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원화대출 전환 등 환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관리대책을 서둘러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