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국내 최대 개인 간(P2P) 음악파일 공유 업체인 소리바다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음악 서비스 시장에 뛰어든다.

이에 따라 최근 수년째 저작권 분쟁에 시달렸던 소리바다는 벼랑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고 삼성전자는 휴대폰을 기반으로 한 음악 서비스 시장에 진출해 SK텔레콤 등과 경쟁하게 됐다.

소리바다는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삼성전자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디지털 음악 사업에 필요한 단말기와 콘텐츠를 상호 공급하고 음악 상품을 함께 개발해 판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MOU를 맺은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두 회사는 앞으로 3개월 이내에 본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소리바다는 삼성전자와 제휴를 맺기에 앞서 저작권 분쟁을 매듭지었다.

지난달 28일 한국음악저작권협회,한국음원제작자협회,한국예술실연자단체연합회와 협상을 벌여 저작권 문제를 완전히 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리바다와 3개 단체는 그동안 음악파일 교환 서비스에 관한 저작권 문제를 놓고 마찰을 빚었다.

현재 휴대폰을 통한 음악 서비스는 이동통신사가 주도하고 있다.

삼성 애니콜 휴대폰 구매자는 '애니콜랜드' 사이트에서 통화대기음 벨소리 등을 내려받지만 MP3 음악 다운로드 등은 이통사에 따라 다르게 이뤄진다.

SK텔레콤 고객은 '멜론'에서,KTF 고객은 '도시락'에서,LG텔레콤 고객은 '뮤직온'에서 내려받아야 한다.

이제 삼성전자가 소리바다와 제휴를 맺음에 따라 삼성 휴대폰 구매자는 자신이 가입한 이통사에 관계없이 소리바다에서 음원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

국내 1위 음악 사이트인 SK텔레콤 멜론이나 KTF 도시락의 경우 휴대폰으로 음악을 듣는 가입자가 주 고객이다.

따라서 삼성전자 음원 서비스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삼성전자는 지금도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업부문에서 부분적인 음악 서비스를 하고 있다.

삼성 MP3플레이어 구매 고객에게 삼성디지털미디어스튜디오(SMS) 사이트에서 음원을 제공한다.

음원 서비스는 블루코드테크놀로지가 담당한다.

이번에 소리바다와 제휴를 맺은 것은 정보통신총괄이다.

두 사업부문 간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정보통신총괄과 소리바다가 제휴해 시작하는 음악 서비스를 디지털미디어총괄의 기존 음원 서비스와 통합할지,따로 진행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 없다.

삼성전자와 소리바다의 음악 서비스 모델은 미국 애플의 아이팟(MP3플레이어)-아이튠즈(음원 서비스) 모델과 유사하다.

MP3플레이어 대신 휴대폰에 음악을 내려받아 즐긴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음악 업계는 국내 1위,세계 3위 휴대폰 업체인 삼성전자가 휴대폰 기반의 음악 시장 평정에 나선 게 아닌지 주목하고 있다.

휴대폰 MP3플레이어 등에서 삼성전자와 경쟁하는 LG전자의 대응도 관심거리다.

LG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독자적으로 음원 서비스를 시작해 기기와 음원 간 시너지를 노리는 것 같다"며 "LG전자는 직접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는 음원 자체는 전문 음악회사에 맡기는 쪽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기완·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