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로 하여금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케 하거나,감자(減資·자본금 줄임)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금호아시아나는 또 그룹의 양대 지주회사 중 하나인 금호산업에 대한 대주주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현재 19.9% 수준인 박삼구 회장 일가의 지분율을 28.4%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오남수 그룹 전략경영본부 사장은 6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금호아시아나그룹 IR(기업설명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오 사장은 "대우건설은 경쟁 건설 업체에 비해 자본금이 두 배 이상 많은 1조6000억원대에 달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어려운 구조"라며 "대우건설 인수에 참여한 재무적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를 돕고 일반투자자들의 기대에 호응하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하거나 감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현재 95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상당량의 자사주를 매입할 여력이 있는 상황이다.

금호아시아나는 또 그룹 지배구조를 보다 안정화하기 위해 금호산업에 대한 오너 일가의 지분율을 점진적으로 28.4%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호산업은 대우건설(18.5%) 아시아나항공(31.5%) 금호리조트(100%) 등 건설·물류 업체들을 거느리는 그룹의 양대 지주회사 중 하나이기 때문에 박 회장 일가의 그룹 장악력은 한층 견고해지게 된다.

또 다른 그룹 지주회사인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박 회장 일가가 40.3%에 달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금호석유화학은 금호폴리켐(50%) 금호타이어(34.19%) 금호생명(23.8%) 등을 지배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오너 일가의 금호산업 지분율을 높이는 작업이 완료되면 대주주를 정점으로 한 그룹 지배구조가 완성된다"며 "박 회장 일가의 지분 취득은 금호석유화학이 보유한 금호산업 주식을 인수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호산업은 두바이 정부가 추진 중인 신공항 건설 프로젝트 중 23억달러 규모의 여객터미널 개발 사업을 수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아직 최종 확정은 안됐지만 현지로부터 긍정적인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며 "이달 중순께 박 회장이 일주일 일정으로 두바이를 방문하는 것도 이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연구 금호산업 사장 및 박창규 대우건설 사장과 함께 두바이를 방문,현지 직원들을 격려하고 그룹의 해외 건설사업을 점검할 계획이다.

한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날 IR에서 올해 처음으로 '매출 20조원대-당기순이익 1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경영목표를 밝혔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매출을 작년(18조2590억원·대우건설 매출 5조7291억원 포함)보다 15% 늘어난 21조35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고,내실 경영을 통해 영업이익(1조2570억원)과 당기순이익(1조951억원)도 각각 36.4%와 10.6% 확대하기로 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