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화가 산률 선우영(62)은 세화(細畵) 기법으로 유명하다.

대표작으로 꼽히는 <호랑이>와 <금강산 석가봉>에서 볼수 있듯이 치밀하고 섬세한 묘사가 선우영 화백 작품의 특징이다.

호랑이의 온몸을 덮고 있는 잔털이 세세하게 그려져 있어 지금이라도 금방 움직일 것 같은 사실감을 준다. 배경의 나무와 풀 등 세부적인 부분도 놓치지 않고 그려져 있다.

금강산 석가봉, 만물상 등 풍경화에서는 주름 접혀있는 바위가 구름과 어우러져 그 아름다움이 부각된다.

선우영 화백의 작품은 대상을 단지 그대로 옮겨놓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차별된다. 아름다움을 강조하고 부차적인 부분은 과감히 생략함으로써 필수적인 부분의 선명한 자태를 드러내는 것이 작품의 묘미다.


호랑이 147x101cm 조선화

1946년 평양시에서 태어난 선우영 화백은 수예가로 이름을 떨쳤던 어머니 로정희의 영향으로 일찍부터 미술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원래 회화를 전공하려 했으나 경공업대학에서 공예를 공부하다 평양미술대학으로 편입, 산업미술을 전공했다.

1969년 졸업한 그는 유화를 그리다가 조선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개설된 중앙미술창작사의 강습을 통해 조선화를 배우게 됐다. 당시 교편은 북한의 최고작가 중 하나로 평가받는 청계 정종여가 잡고 있었다.

이 같이 미술가로서 밟아온 독특한 경로는 그의 작품에도 드러나게 된다.

특히 경공업대학에서 배운 보석공예는 확대 현미경으로 작업해야 하는 섬세한 기술이 요구됐는데, 이때 익혀진 습관은 그의 작품 면면히 적용됐다.

1973년 미술창작기지인 만수대창작사 조선화창작단에 입단해 조선화 화가로 활동을 시작했고, 1989년에는 공훈 예술가, 1992년에는 인민 예술가 칭호를 받았다.

선우영 화백의 작품은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도 전시되면서 큰 호평을 받았고 국내에서도 몇 차례 전시된 바 있다.

지난 2005년 중국 베이징 국제미술전에서 <백두산 천지의 부석백사장>으로 최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다른 작품으로는 <금강산 세존봉의 아침>, <백두산 연자봉성루>, <금강산 천성대>, <칠보산 곰바위>, 등이 있다.


백두산 천지의 부석백사장 110x62cm 조선화


금강산 세존봉의 아침 126x70cm 조선화

<자료제공: 포털아트 www.porart.com>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