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性饌' ‥ 에로티시즘을 예술로 승화시킨 전시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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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 성(性)을 입힌다.'
봄 화랑가에 짙은 에로티시즘을 예술로 승화시킨 전시회가 줄을 잇고 있다.
여체를 통해 인간의 희로애락을 묘사하고 성을 '대중과의 유쾌한 놀이'로 표현하면서 여성의 정체성을 묻기도 한다.
서울 청담동 듀플렉스갤러리의 '불량아트전'(8일~4월8일)을 비롯해 신사동 코리아나미술관의 '자인-마리 이야기전'(8일~4월28일),관훈동 갤러리 아트사이드의 '리진-음식남녀전'(27일까지),평창동 가나아트갤러리의 '바네사 비크로프트 개인전'(25일까지) 등이 대표적이다.
순수 미학적인 에로티시즘 작품에서부터 성이 범람하는 사회의 비판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에 이르기까지 화끈한 '성찬(性饌)'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줄 잇는 전시='어른들의 놀이터'라는 부제가 붙은 듀플렉스갤러리의 '불량아트'전은 에로티시즘을 통해 정치 사회 경제문제를 제기한다.
박불똥을 비롯 김난영 안창홍 전지윤 채희석 최경태 등 6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성을 패러디한 작품 40여점을 만날 수 있다.
1980~1990년대 민중작가 박불똥씨의 사진 작품 '섹스는 정치다'는 환갑잔치를 맞은 한 남자의 초라한 '남성'을 우리의 정치 현실과 빗대어 꼬집은 작품.
최경태씨의 '여고생'시리즈는 경제적인 필요 때문에 성을 파는 '원조교제 신드롬'을 화면에 담아내 무차별적인 성폭력을 폭로한다.
채희석씨의 '포르노'는 인터넷에 깔린 도색 이미지를 조악하게 덧칠해 관람객에게 관음증보다 구토증을 유도한다.
이 밖에 김난영씨는 여성의 관음증을 적나라하게 표현했고,안창홍·최경태씨의 작품은 성기를 노골적으로 노출시켜 상투적인 훔쳐보기를 다뤘다.
코리아나 미술관의 '자인-마리 이야기전'은 노골적인 성의 표현보다는 여성의 의미를 다양하게 짚어보는 전시다.
프랑스 여성작가 마리 로랑생(1883~1956)을 비롯해 사사(sasa) 함경아 권소현 윤리 서효정 등 8명의 작가가 여성의 삶에 녹아 있는 사회·문화적 정체성을 작품으로 제시한다.
한동훈씨는 여성 속에 자리잡은 남성성,스페인 여성작가 아나 라우라알라에스는 화장으로 바뀌는 자신의 모습을 담은 영상 작업을 내보인다.
또 로랑생의 유화·드로잉 등 12점에서는 파스텔톤의 레즈비언적 감성을 엿볼 수 있다.
이 밖에 가나아트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갖고 있는 이탈리아 출신의 사진작가 바네사 비크로프트(38)는 에로틱한 여체를 퍼포먼스와 사진으로 보여주고,중국 현대 문인화가 리진은 아트사이드의 '음식남녀전'(feast,Food & Sex)에서 동양화 속의 음식과 섹스 등 파격적인 소재를 통해 현대인의 감성을 건드린다.
◆왜 성을 보여주나='불량아트'전을 기획한 미술평론가 류병학씨는 "최근 에로티시즘은 사회·경제·정치적 '소통'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추세와 맞물려 금기대상이라기보다 '신성한 놀이'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흥수 화백은 "에로티시즘만 내세우면 작품이 아닌 '장난'에 불과하지만,이미지에 집착하기보다 진정한 내면을 찾아가다 보면 예술의 극치는 결국 성과 통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봄 화랑가에 짙은 에로티시즘을 예술로 승화시킨 전시회가 줄을 잇고 있다.
여체를 통해 인간의 희로애락을 묘사하고 성을 '대중과의 유쾌한 놀이'로 표현하면서 여성의 정체성을 묻기도 한다.
서울 청담동 듀플렉스갤러리의 '불량아트전'(8일~4월8일)을 비롯해 신사동 코리아나미술관의 '자인-마리 이야기전'(8일~4월28일),관훈동 갤러리 아트사이드의 '리진-음식남녀전'(27일까지),평창동 가나아트갤러리의 '바네사 비크로프트 개인전'(25일까지) 등이 대표적이다.
순수 미학적인 에로티시즘 작품에서부터 성이 범람하는 사회의 비판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에 이르기까지 화끈한 '성찬(性饌)'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줄 잇는 전시='어른들의 놀이터'라는 부제가 붙은 듀플렉스갤러리의 '불량아트'전은 에로티시즘을 통해 정치 사회 경제문제를 제기한다.
박불똥을 비롯 김난영 안창홍 전지윤 채희석 최경태 등 6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성을 패러디한 작품 40여점을 만날 수 있다.
1980~1990년대 민중작가 박불똥씨의 사진 작품 '섹스는 정치다'는 환갑잔치를 맞은 한 남자의 초라한 '남성'을 우리의 정치 현실과 빗대어 꼬집은 작품.
최경태씨의 '여고생'시리즈는 경제적인 필요 때문에 성을 파는 '원조교제 신드롬'을 화면에 담아내 무차별적인 성폭력을 폭로한다.
채희석씨의 '포르노'는 인터넷에 깔린 도색 이미지를 조악하게 덧칠해 관람객에게 관음증보다 구토증을 유도한다.
이 밖에 김난영씨는 여성의 관음증을 적나라하게 표현했고,안창홍·최경태씨의 작품은 성기를 노골적으로 노출시켜 상투적인 훔쳐보기를 다뤘다.
코리아나 미술관의 '자인-마리 이야기전'은 노골적인 성의 표현보다는 여성의 의미를 다양하게 짚어보는 전시다.
프랑스 여성작가 마리 로랑생(1883~1956)을 비롯해 사사(sasa) 함경아 권소현 윤리 서효정 등 8명의 작가가 여성의 삶에 녹아 있는 사회·문화적 정체성을 작품으로 제시한다.
한동훈씨는 여성 속에 자리잡은 남성성,스페인 여성작가 아나 라우라알라에스는 화장으로 바뀌는 자신의 모습을 담은 영상 작업을 내보인다.
또 로랑생의 유화·드로잉 등 12점에서는 파스텔톤의 레즈비언적 감성을 엿볼 수 있다.
이 밖에 가나아트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갖고 있는 이탈리아 출신의 사진작가 바네사 비크로프트(38)는 에로틱한 여체를 퍼포먼스와 사진으로 보여주고,중국 현대 문인화가 리진은 아트사이드의 '음식남녀전'(feast,Food & Sex)에서 동양화 속의 음식과 섹스 등 파격적인 소재를 통해 현대인의 감성을 건드린다.
◆왜 성을 보여주나='불량아트'전을 기획한 미술평론가 류병학씨는 "최근 에로티시즘은 사회·경제·정치적 '소통'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추세와 맞물려 금기대상이라기보다 '신성한 놀이'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흥수 화백은 "에로티시즘만 내세우면 작품이 아닌 '장난'에 불과하지만,이미지에 집착하기보다 진정한 내면을 찾아가다 보면 예술의 극치는 결국 성과 통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