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복고풍' 붐을 타고 가전 시장에서도 1960~70년대 디자인을 재현한 라디오,전화기,미니 컴포넌트 등 '레트로(retro)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고풍스런 앤틱 스타일로 실내 인테리어를 돋보이게 하는 데다 최신 성능까지 갖춘 제품이 속속 등장하면서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라디오·전화기·레코드 '그리운 옛 디자인'

전자전문점 테크노마트에서는 지난달 매장 내 레트로 제품이 1000대가량 팔려 나갔다.

레트로 가전을 처음 팔기 시작한 지난해 2월보다 40%가량 판매가 늘어난 것.주부들의 봄맞이 집안 단장 테마로 '복고풍'이 확산되고 있는 덕분이다.

일본 티악사의 'SL-D900'(25만원)은 1960년대 미국에서 유행했던 라디오 제품의 디자인을 그대로 옮겨 놨다.

사각형의 빨간 상자 모양에 약간 투박스러워 보이는 이 제품은 USB 단자가 내장돼 있어 CD 재생은 물론 MP3플레이어 재생 등이 가능하다.

가격은 일반 라디오에 비해 두 배가량 비싸지만 올 들어 매달 평균 30~40대씩 팔리고 있다.

미국 티볼리사의 '모델원'(20만원)은 30cm 정도 크기의 고풍스러운 갈색 원목 케이스로 만든 라디오.금속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중·저음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말 판매를 시작한 이후 매달 평균 50~60대씩 나가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 CJ몰은 지난해 8월부터 레트로 가전을 팔고 있다.

오래된 카페에나 있을 법한 검정 케이스의 중후한 느낌을 주는 미국 크로슬리사의 '크로슬리 턴테이블'(22만4000원)은 레코드 기능이 내장된 제품.비행기 계기판과 같은 앞면의 작동 패널이 독특한 느낌을 준다.

일반 카페나 레스토랑에서의 구입은 물론 레코드를 통해 추억의 음악을 듣기 위한 중·장년층의 구매가 늘면서 지난해 말 시판 이후 매달 평균 100대씩 팔리고 있다.

이 제품은 지난달 3000만원어치의 매출을 올려 첫 시판된 지난해 8월보다 두 배 늘었다.

인터넷 장터(오픈마켓) G마켓의 중세 유럽풍 '클래식 원목전화기'(5만6000원)는 금속 다이얼 디자인으로 하루 평균 200대 이상 판매되고 있다.

◆레트로 가전 전문몰도 등장

레트로 가전만 따로 취급하는 쇼핑몰도 등장했다.

온라인 쇼핑몰 '리얼심플'은 100여 종의 레트로 가전을 팔고 있다.

가격은 10만~30만원대.

미국의 가전 및 디자인회사 크로슬리사로부터 제품을 수입 판매하고 있다.

지난달 5000만원의 매출을 올려 처음 문을 연 4년 전보다 150%나 증가했다.

베스트 셀러인 '크로슬리 앤틱 공중전화기'(13만3500원)는 1950년대의 미국 공중전화기 모양을 본떠 만든 가정용 전화기.월 평균 100대씩 팔리고 있다.

박상후 테크노마트 마케팅 부장은 "레트로 가전의 인기가 확산되고 있는 건 디자인은 옛날식이지만 기능은 최첨단이라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