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초등학교 5학년생인 아영이는 교과서와 공책으로 가득찬 무거운 가방 대신 태블릿PC 등 디지털 단말기 하나만 들고 등교한다. 아영이는 책상위 단말기 화면에 전자펜으로 필기를 하고 궁금한 내용이 있으면 직접 참고서 검색 기능으로 자료를 찾아본다. 몸이 아파 결석을 하더라도 집에서 동영상과 애니메이션,가상현실 등의 멀티미디어로 학교 수업을 그대로 들을 수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7일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한 미래의 교실 모습을 이같이 제시했다. 교육부는 디지털시대를 맞아 멀티미디어 요소로 표현된 교과내용과 참고서,문제집,학습사전,공책 등의 기능을 하나로 묶은 디지털 교과서 상용화 개발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종이교과서를 대체할 디지털 교과서는 올해부터 본격 개발돼 일부 시범학교에 보급되고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디지털교과서는 전자매체에 수록된 교과서 내용을 유ㆍ무선 정보통신망을 통해 읽고 보고 들을 수 있도록 한 것. 문서뿐만 아니라 동영상,애니메이션,하이퍼링크 등 첨단 멀티미디어 기능을 통합 제공할 수 있다.

또 각 유관기관의 데이터베이스(DB)와 연계돼 폭넓은 학습자료를 제공한다. 물론 필기와 밑줄,노트 기능도 있다. 학생들은 교사에게 인터넷 쪽지로 질문을 하거나 화상을 통해 학습상담도 받을 수 있다.

교육부는 일단 초등학교 5,6학년 전과목(10과목)과 중학교 1학년 수학,과학,영어 등 3과목,고등학교 수학,영어 등 2과목을 디지털교과서로 개발,올해 14개 학교를 시작으로 2008년 초등학교 20개교,2011년까지는 전국 100개 초ㆍ중ㆍ고교에 연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지방비 112억원을 포함해 2011년까지 국비와 지방비 660억원을 투자한다.

교육부는 디지털 교과서가 정보격차가 있는 농어촌 지역이나 저소득층 학생들의 교육격차 해소에는 물론 기존의 참고자료,문제집,학습평가 등의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학생들의 학습자료 구입 부담 및 사교육 의존도를 완화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박제윤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과장은 "지난해 대전 탄방초와 충북 산외초 등 서울 이외 지역 4개 시범학교(300여명)를 대상으로 디지털교과서의 효과성을 분석한 결과,학생들의 관심도와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이 높아졌고 특히 중하위 성적권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눈에 띄게 향상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디지털 교과서가 상용화되면 학생들의 인터넷 중독에 대한 우려감과 함께 출판업계의 침체,적정 가격의 디지털기기 확보 등이 향후 과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