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제네바 모터쇼에 참가한 현대차 등 아시아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신차 출시 등에 힘입어 올해 유럽 시장의 판매 실적이 지난 해에 비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7일 보도했다.

지난 해 서유럽 시장의 아시아 자동차 브랜드 점유율은 16.7%로 전년도에 비해 겨우 0.1%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고 특히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우 원화 강세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하지만 이번 주 개막된 제네바 모터쇼에 참석 중인 아시아 자동차 제조업체 경영진은 올해 최신 차종 출시 등에 힘입어 판매가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마스코 오사무 미쓰비시 자동차 사장은 올해 서유럽 시장 확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UBS 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신차 출시로 아시아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유럽 시장에서 다시 성장세로 돌아서겠지만 아시아 제조업체들의 시장 확장을 저지하려는 유럽 업체들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 신흥 시장이 아시아 자동차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
리서치 회사 `글로벌 인사이트'는 올해 한국과 일본 자동차의 유럽 시장 판매가 지난 해에 비해 6.1% 늘어난 410만 대를 웃돌고 오는 2010년에는 454만 대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신용평가회사 피치의 미즈노 다스야 이사는 유럽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 계획으로 하이브리드 기술에서 앞서가고 있는 몇몇 일본 브랜드가 수혜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는 올해 유럽 시장 판매 목표를 지난 해의 33만 4천 대 보다 소폭 늘어난 34만 대로 책정했고 지난 해 서유럽 시장 점유율을 0.4%포인트 높인 도요타는 122만 대로 작년 보다 8.5% 늘려 잡았다.

또 일본 2위의 자동차 제조업체인 혼다는 인기 차종인 `시빅'과 CR-V 등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체 판매량이 지난 해에 비해 13% 늘어난 35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피치의 미즈노 이사는 "지금 추세는 당분간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수요가 정체돼 있는데다 북미 지역에 의존하는 수익의 다변화를 추진 중인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로서는 유럽 시장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해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대(對) 유럽 수출은 전년보다 11% 늘어난 130만 대에 달했으나 지난 해 1∼9월 중 유럽 현지 생산량은 125만 4천대로 8.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엔화 약세가 제조 비용 면에서 일본 자동차 업체들에 불공정한 이점을 안겨준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sungb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