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비' 은행수수료 3色 우산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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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 재발행 수수료 2000원,창구를 이용한 타행 송금 수수료 8000원(2건),자동화기기 인출 수수료 5000원(10건),수표 발행 수수료 3000원(10장),개인신용평가 수수료 5000원 등 총 2만3000원.'
서울 역촌동에 사는 박기준씨(58)의 지난 2월 한 달 동안의 은행 수수료 내역이다.
그가 넣은 800만원짜리 정기예금의 한 달 이자와 맞먹는 액수다.
정기예금 이자를 고스란히 은행에다 되돌려준 셈이다.
은행 거래에는 대부분 수수료가 붙는다.
송금을 하거나 자동화기기를 이용하거나 심지어 내 계좌에서 돈을 찾을 때도 수수료가 붙는다.
예금 관련 수수료만 해도 송금 수수료,자동이체 수수료 등 무려 18개에 달한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적은 수수료도 쌓이다 보면 무시하지 못할 목돈이 된다.
목돈을 만들어 돈을 불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상에서 새는 돈을 막는 것이 재테크의 기본이다.
최근 국민은행이 수수료를 대대적으로 인하하겠다고 밝히면서 은행 수수료를 절감하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은행별 수수료 체계를 꼼꼼히 살펴보면 수수료 부담을 덜 수 있는 방법이 많다.
예컨대 산업은행 계좌를 갖고 있는 고객은 인터넷 뱅킹과 텔레 뱅킹을 통한 송금 수수료(타행 이체 포함)를 전혀 내지 않는다.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간의 협약에 따라 산업은행 현금카드로 우리은행 ATM(자동입출금기)에서 입·출금을 해도 시간에 관계없이 수수료를 면제받는 것이다.
지점이 적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산업은행이 고객을 대신해 우리은행에 수수료를 내주기 때문이다.
또 HSBC은행이 전달부터 선보인 일종의 '무점포 은행 서비스'인 다이렉트 뱅킹을 이용하면 타행 이체 수수료를 무제한 면제받을 수 있다.
◆수수료 면제 통장 인기
수수료 혜택을 많이 몰아주는 통장을 활용하는 것도 일상에서 야금야금 새나가는 돈을 막는 요령이다.
SC제일은행의 'e-클릭예금'은 실물 통장이 없는 무통장 예금 상품으로 자동화기기와 인터넷 및 텔레 뱅킹을 이용한 자행 이체는 언제든지 무료다.
특히 인터넷 및 텔레 뱅킹을 이용하면 타행 이체 수수료까지 모두 면제된다.
국민은행의 '직장인우대종합통장'에 가입해 급여 이체를 하면 영업시간 외 자동화기기 이용 수수료와 전자금융 수수료를 월 10회 면제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의 '우리친구통장'도 급여 이체 고객에게는 인터넷 뱅킹 이용 수수료가 무제한으로,텔레 뱅킹 및 모바일 뱅킹 등 인터넷 뱅킹을 제외한 전자금융과 자동화기기 수수료는 월 5회 각각 면제한다.
신한은행의 '탑스 직장인플랜 저축예금'도 급여 이체시 전자금융·자동화기기 수수료를 면제하고 5년간 신용카드 연회비도 없다.
하나은행의 '부자되는 월급통장' 역시 급여 또는 관리비 이체를 설정하면 급여이체시 적금과 대출 등 금리 우대와 함께 전자금융 수수료를 월 10회 면제한다.
◆주거래 은행 활용
수수료를 아끼는 또 하나의 방법은 주거래 은행에서 자신의 고객 등급을 높이는 것이다.
우수 고객일수록 수수료 면제 혜택이 많기 때문이다.
예컨대 국민은행 인터넷 뱅킹을 이용한 타행 이체의 경우 일반 고객에겐 500원의 수수료가 붙지만 우수 고객은 무료다.
따라서 여러 은행과 두루 거래하기보다는 주거래 은행을 정해 급여 이체와 각종 자동 이체,신용카드 이용 등을 몰아서 하는 것이 유리하다.
최근에는 가족의 거래 실적을 합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가족끼리 한 은행에 거래를 집중,가족 등급을 올리는 것도 수수료를 절약하는 방법이다.
◆인터넷과 모바일 뱅킹은 필수
자금 이체 등을 할 경우 인터넷이나 모바일 뱅킹 등을 이용하면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
은행 입장에서 창구 직원에게는 인건비가 들어가지만 인터넷이나 자동화기기 등 인건비가 들지 않는 채널은 유지 비용이 훨씬 적게 들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창구에서 타행 이체를 하면 3000원의 수수료를 내지만 인터넷 뱅킹 수수료는 500원이다.
특히 국민은행은 12일부터 대대적인 수수료 인하 조치를 취하면서 모바일 뱅킹 타행 이체 수수료는 올해 말까지 전부 면제하기로 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